당권 주자 가운데 타 후보에 대한 견제가 가장 돋보이는 인사는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다. 홍 전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비유적 표현으로 비판하며 본격적인 '황교안 때리기'에 나섰다. 그는 17일 황 전 총리의 입당과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레밍 신드롬으로 모처럼 한국당이 활기를 되찾아 반갑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프리덤코리아 쇼 창립식 & 토크쇼'에서 유튜브 1인 방송 'TV홍카콜라' 촬영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레밍 신드롬은 우두머리나 자신이 속한 무리가 하는 대로 맹목적으로 따라 하는 집단적 편승효과를 말한다. 최근 당내 '친황(친황교안)' 논란이 일자 이러한 습성을 지닌 설치류 '레밍'에 빗대 비꼰 것이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논란을 의식한 듯 글을 올린지 30여분만에 '황교안 레밍 신드롬'이란 문구를 '황교안 전 총리 입당'으로 수정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자신들의 행적부터 되돌아 보고 당원과 국민들 앞에 자신들의 행동을 사죄하고 반성하고 난후에 이 당에서 백의 종군 하면서 힘을 보태겠다고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라고 적었다. 이는 황 전 총리에게 제기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론과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탈당 전력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비판이 이어지는 사이 오 전 시장은 홍 전 대표 잡기에 나섰다. 그는 같은날 한국당 전국위원회 참석 직전 기자들에게 "홍 전 대표라고해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선거 패배 책임지고 물러난 이후에 첫 번째로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좀 어색하다"고 말했다. 그의 출마 명분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오 전 시장 입장에서는 홍 전 대표가 자신과 같은 비박(비박근혜)계라는 점에서 표의 양분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오 전 시장이 당권으로 가는 길 가장 큰 걸림돌은 황 전 총리가 아닌 홍 전 대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작 황 전 총리는 전당대회 이슈에 대해 최대한 발언을 아끼며 주변 형세를 살피는 모양새다. 대신 그는 '문재인 정권 실정'을 비판하며 당원들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고 있다. 오히려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친황' 분위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황 전 총리는 "나는 그런(친황) 얘기가 나온 것도 모르고, 나는 '친한(親韓)'이다.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한국당과 친하고 싶다"며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도 아니고 따져서도 안 된다"고 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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