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병관 "넥슨 매각은 게임규제 때문이기도"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 "넥슨과 국내 게임산업 성장 한계 달해"

오른쪽부터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한동숭 전주대 교수, 김정수 명지대 교수.

[아시아경제 조한울 기자]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정부 규제가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이것이 넥슨 매각의 토양이 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김병관 의원도 "현재 게임산업에 씌워져있는 규제는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만들어질 수 없는 규제들이 쌓여있다"라며 정부의 게임규제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14일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넥슨 매각 사태: 그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안타깝게도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긴 하지만, 현재 시점 기준으로 보면 게임 관련 규제가 풀린 것은 여전히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게임회사 웹젠의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했던 김 의원은 설립 초기 넥슨에 입사해 근무한 바 있다. 이후 NHN 자회사 NHN게임스를 이끌었으며, NHN게임스와 웹젠의 합병을 성사시켰다.

김 의원은 "규제 때문에 회사를 매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게임산업에 씌워져있는 굴레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텐센트가 넥슨을 인수할 수 있다는 예상에 대해서는 "텐센트는 중국 정부에서 강력하게 견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텐센트가 움직일 수 있는 입지는 좁은 것 같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중앙대 교수)은 "김정주 NXC 대표는 게임산업과 넥슨의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사업적 판단을 한 듯하다"며 "넥슨의 모바일게임 성적이 저조해 모바일게임으로의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는 데에 큰 요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위 의장은 "넥슨은 2012년 일본 모바일게임사 ‘글룹스’를 5200억원에 인수했으나 지금은 장부가치가 0원이고, 현재 하드코어 역할수행게임(RPG) 시장으로 넘어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캐주얼게임 중심의 넥슨의 향후 실적도 불투명하다"며 "만일 텐센트가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 타깃이 되고 있다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도 향후를 기약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위 의장은 "한국 게임산업도 정체기에 진입했다"며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58%, 39.8% 감소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실적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셧다운, 게임 내 결재한도, 게임물 자율심의, 질병코드 지정 및 기금 징수 등 정부 정책은 규제 중심으로 진행돼왔다"며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 이후 글로벌 시장도 정체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넥슨이 ▲텐센트나 컨소시엄에 매각되거나 ▲일부 기업에 부분매각되거나 ▲매각이 실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 교수는 "국내 게임산업과 넥슨의 성장성 측면에서는 NXC가 1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국내외 기업에 부분매각돼 전략적인 제휴를 하는 모델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컨소시엄에 매각되거나 매각이 실패하는 모델이 현실적일 것"이라면서 "이번 넥슨 매각 논란이 한국 게임산업의 역량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김 의원과 위 의장 외에도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한동숭 전주대 교수,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회장, 김정수 명지대 교수, 류명 스노우파이프 실장 등이 참석했다.

조한울 기자 hanul0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