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장소로 베트남을 제안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북한도 거부하기 힘든 여러 뒷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현실적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 비행거리 등이 미국이 베트남을 지목한 이유로 보이지만 역사적 배경 또한 김 위원장에게도 베트남이 선호될 사유가 충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만으로 한정짓기 어려운 스토리가 베트남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은 전 국방위원장도 2007년 북한을 방문한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회담한 경험이 있다. 대를 잇는 베트남과의 정상회담을 김 위원장이 피할 이유가 없다.
북한 대사관이 하노이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대사관을 통해 정상회담 준비를 속도감 있게 준비할 수 있다. 하노이를 방문하면 김 위원장과 베트남 주요 권력자들과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가능하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다. 북ㆍ미 정상회담은 개최국의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개최국의 의지가 없다면 개최가 불가능하다. 예산도 수십억~수백억원이 소요된다. 싱가포르가 북ㆍ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예상한 예산은 약 160억원이다. 개최국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다면 개최가 쉽지않다. 싱가포르는 막대한 경호비용과 김 위원장 일행의 숙박비까지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가에 따르면 베트남은 남북ㆍ미 모두에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이 부담해야 할 비용도 베트남이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 강력한 치안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 여부도 회담 개최의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김 위원장의 안위를 최우선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미국도 베트남 개최가 긍정적이다. 우선 베트남이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라는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베트남은 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에 반발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중이다. 베트남에서 회담이 열리면 중국의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1차 북ㆍ미정상회담을 추진하며 북한이 '도이모이' 혁신을 이뤄낸 베트남 처럼 될 수 있다고 강
조한 부분도 이런 요인을 감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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