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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트럼프 법인세 인하 효과 다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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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13일(현지시간) 미국 기업 사례 들어 보도
법인세 효과로 일자리 다시 늘어나
그러나 관세 전쟁으로 비용 증가, 불확실성, 보복관세 우려 등
수출입 기업 중심 부담 강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미국)=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미국)=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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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 뉴욕 로체스터 소재 반도체 소재 업체인 린튼 크리스털 테크놀로지사(社)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중국 부품에 대한) 수입세를 피하기 위해 연구 개발 분야를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산 호아킨 밸리의 바이오 의학 및 칩 제조 분야 한 회사의 최고 경영자도 자신이 비영리법인을 운영한다며 "일자리를 줄여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디트로이트 서부 지역에 위치한 자동차용 금속 부품 회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바람에 외국 경쟁 업체들에게 사업을 빼앗기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미국 기업들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철강ㆍ알루미늄 등 수입 물품에 관세를 부과해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서 "아메리카 리치 어게인(America Rich Again)"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 기업들은 심각한 대가를 치루고 있다는 것이다.
AP는 이에 대해 "트럼프의 이같은 관세(추가 수입)는 연방 수익의 겨우 1%를 차지한다"고 꼬집으면서 캘리포니아 주 오크데일의 로체스터에 있는 린튼 크리스털 테크놀로지스, 그리고 미시간주 플리머스에 있는 클립스앤클램프스 인더스트리 등 피해 사례를 제시했다.

린튼 크리스탈 테크놀로지의 경우 수입ㆍ수출에서 모두 보복 관세 부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가 중국 다롄의 한 조립공장으로 보내는 부품은 중국에 도착하면 수입세를 물게 된다. 그리고 이 곳에서 조립돼 다시 로체스터로 보내지는 제품은 미국 국경지대에서 또 다시 보복 관세에 처해진다. 결국 이 회사는 중국으로 사업을 이전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 정부의 정책에 의해 4~5명의 근로자가 해고되는 셈이다. 이같은 높은 비용으로 인해 이 회사는 올해 수익이 25%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P는 이에 대해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는 이들 회사의 재료비를 늘려 외국 라이벌 회사들에 비해 경쟁에서 불리해 질 수 있다. 그리고 수출 제품이 다른 나라에서 관세 부과로 보복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복 관세가 오고 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법인세율 인하의 효과도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2월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인하했지만, 그 다음날부터 무역 전쟁에 따른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태양열 집열판, 식기세척기부터 시작해 철강과 알루미늄으로 범위를 넓혀 특히 중국 상품에 대해서만 2500억 달러의 관세를 거둬 드렸다. 클립스앤클램프사의 CEO 제프 아즈노비안은 "세금 삭감에 감사드린다"면서도 "하지만 세금을 낼 이익이 없기 때문에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 관세 부과가 세금 감면이 가져온 모든 좋은 것들을 완전히 손상시켰다"고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비용이 높아도 미국의 국제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대부분의 나라들보다 덜해 미국 경제에 큰 피해를 입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세금 인하로 인해 미국 경제는 2ㆍ4분기 4.2%에 이어 3ㆍ4분기 3.4%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 260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 2015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정책으로 인해 이득을 얻는 회사들도 있다. 미주리주에 있는 알루미늄 제련소가 올해 소유권 이전과 함께 다시 문을 연 게 대표적 사례다. 알루미늄 관세 부과 덕분이었다. 외국사와의 경쟁이 줄어들면서 뉴마드리타운티의 이 회사는 450개의 일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에게 관세는 비용을 증가시켜 고난을 초래하고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달 미 공급관리연구소(ISM)의 제조업 지수는 부분적인 관세 때문에 2년여 만에 최저치로 폭락했다. 그리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경제를 약화시킬 것을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이달초 애플의 실적이 대폭 추락하면서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한 수요 감소를 원인으로 들기도 했다.

트럼프 지지층이 주로 재배하는 미국산 대두(大豆)를 수출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손해도 커지고 있다. 미국산 대두의 60%를 수입하던 중국이 브라질 등 다른 나라로 수입선을 옮기면서 손실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11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해 콩 재배업자들에게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S&P 글로벌 플래츠 사의 곡물과 기름종이를 담당하는 피터 마이어 소장은 "(보조금으로)콩 재배업자들이 손해를 벌충할 수 있었다"면서 "고객을 키우는 데는 몇 개월에서 몇 년이 걸리며, 고객을 화나게 하는 데는 몇 주밖에 걸리지 않는다. 우려되는 것은 우리가 중국인들을 화나게 했고 그들은 사라질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복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미국산 부품들의 가격도 덩달아 인상되면서 해당 업체들에게 치명타를 입히고 있다. 미시간 자동차 부품 공급사인 클립스앤클램프가 대표적 사례다. 이 회사는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미국 생산업체로부터 철강을 구입한다. 그러나 미국 철강업체들도 덩달아 가격을 크게 올리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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