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반도체 업황 우려…그린북에 '반도체 불확실성' 처음 언급
최근 경제동향 1월호서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 지속" 문구 추가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정부가 올해 처음 내놓은 경제진단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동안 호황을 보였던 반도체 시장이 삼성전자 실적 발표, 투자 지표 등을 통해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현실이 되자 반도체 미래를 더이상 낙관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믿었던 반도체의 부진이 가져올 투자ㆍ수출ㆍ고용 등 트리플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운용을 펼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1월호'에서 "소매판매는 2개월 연속 증가·전반적으로 수출ㆍ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투자ㆍ고용이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국-중국 무역 갈등, 반도체 업황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북은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판단이 담긴 보고서다. 기재부가 그린북에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시각을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반도체 수출 감소 우려가 이번에 삼성전자 실적으로 현실이 됐다"며 "실적, 가격 등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해 이번에 반도체 관련 문구를 새롭게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호황이었던 반도체 시장이 설비투자 지표 부진, 삼성전자 실적 발표 등을 계기로 둔화 우려 목소리가 고조되면서 정부도 이와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9일 4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진 탓이다. 메모리 반도체 D램의 가격이 최근 1달러 넘게 떨어진 것이 한몫했다.
반도체 부진은 투자, 수출 등 최근 거시지표 성적표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1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7%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1.7% 감소한 탓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과 견줘 0.2% 줄었다.
그나마 소매판매가 선방했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통신기기 등 내구재 생산이 늘어난 덕분에 전월대비 0.5% 증가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서 무려 5.1%나 감소했다. 수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1월 1~10일 수출은 1년 전보다 7.5%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27% 급감한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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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도 쇼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 수는 9만7000명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을 보였다.
그린북은 또 이번에 세계경제 성장 지속과 수출 호조에 대한 문구를 삭제했다. 최근 세계은행(BW)의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 하향조정, 미국ㆍ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 세계경제 성장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로서는 세계경제 성장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기재부가 '적극적 재정운용' 문구를 이번에 새롭게 추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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