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주목받지 못한 '보헤미안 랩소디', '스타 이즈 본'까지 제쳐
'스타 이즈 본', 레이디 가가 여우주연상마저 불발...주제가상에 그쳐
'로마' 알폰소 쿠아론, 비영어권 영화 연출자로 감독상 거머쥐어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국내 관객 1000만 명 돌파를 앞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올랐다.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6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라미 말렉)을 받았다.
하지만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는 풍부한 감정을 담아 감동을 이끌어내는 이야기에 많은 표를 던졌다. 영화 말미에 배치된 라이브 에이드 시퀀스도 간과하기 어려웠을 거다. 퀸의 놀라운 성과에서 전해지는 에너지와 매력을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 일등공신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말렉. 머큐리의 퍼포먼스와 표정, 말투를 데칼코마니라도 한 듯 똑같이 그려냈다. 청량감과 희망적인 기운까지 동시에 뿜어내 영화가 가진 매력을 배가시켰다. 그는 무대에서 "내게 평생의 즐거움을 준 프레디 머큐리에게 감사한다. 이 상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정말 멋지다"라고 했다.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는 '그린북'이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본상 등 세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작으로 등극했다.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62년 미국을 배경으로 천재 흑인 음악가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와 다혈질 백인 운전사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그린북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인종차별을 피할 수 있는 호텔과 레스토랑을 안내하는 책. 피터 패럴리 감독은 세밀한 연출로 두 배역의 간격을 좁히며 놀라운 리듬감을 보여준다.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까지 반영해 미국사회의 현 주소를 되돌아보게 한다. 무대에 오른 패럴리 감독은 "우리는 여전히 분할된 시대에 살고 있다. 서로 끊임없이 소통하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우주연상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의 올리비아 콜맨, 남우주연상은 '바이스'의 크리스찬 베일에게 각각 돌아갔다. 여우조연상은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레지나 킹이 수상했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로마'는 감독상(알폰소 쿠아론)과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쥐었다. 이 또한 이례적인 결과다. 비영어권 영화(멕시코)의 연출자가 감독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디언 등 해외 매체들은 공정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애초 쿠아론 감독의 연출력을 넘어설 후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함께 후보에 오른 감독은 그린북의 패럴리,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배리 젠킨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의 데보라 데이비스, 바이스의 애덤 맥케이다.
한국계 캐나다 배우 샌드라 오는 BBC 아메리카의 첩보물 '킬링 이브'로 아시아계 배우로는 처음으로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녀는 이날 시상식을 진행하며 개막 인사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블랙 팬서, 블랙클랜스맨 등을 거론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계 배우·감독이 대거 후보로 지명된 데 대해 헌사를 보냈다. "나는 이 변화의 순간을 목격하기 위해 이곳에 오고 싶었다"며 "바로 지금 이순간이 진짜다. 왜냐하면 내가 당신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보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개들의 섬',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미래의 미나이', '인크레더블2' 등을 제치고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퍼스트맨'은 음악상, TV드라마 작품상은 '디 아메리칸즈'가 각각 거머쥐었다.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는 TV미니시리즈 부문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대런 크리스)을 받으며 2관왕에 올랐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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