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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레이더 갈등, 靑 반격 모드로 전환

최종수정 2019.01.04 11:30 기사입력 2019.01.0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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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오늘 日 초계기 영상 반박 영상 공개
청와대, NSC 회의서 레이더 문제 대응 논의
한일 관계 의논할 고위 채널 없어 험로 예상

한국과 일본이 우리 해군의 북한 선박 구조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로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일본의 일방적인 초계기 동영상 공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이 우리 해군의 북한 선박 구조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로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일본의 일방적인 초계기 동영상 공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청와대가 삐걱대는 한일 관계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일본 측 주장을 해명하는 데 그쳤던 수세적 자세에서 공세로 전환했다는 의미이다. 국방부는 빠르면 오늘 중 우리 해군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의 위협 비행을 비판하는 동영상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등판에 청와대도 공세 나서=청와대는 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동해 상에서 북한 조난 어선을 구조 중인 우리 함정에 대해 일본 초계기가 저고도로 근접 비행한 사건의 심각성을 논의했다. 이어 정확한 사실관계에 기초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날 회의에서 일본과의 관계가 거론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날 회의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향후 일본 측 주장에 대해 범정부적인 대응이 어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당초 우리 정부는 이번 사안에 수세적인 입장이었다. 사건 발생 나흘 후인 지난달 24일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만나고 양국 국방부 간 화상회의가 열렸을 때만 해도 이 사안이 양국 실무자들 선의 협의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화상회의 다음 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시로 방위성이 당시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하면서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아베 총리는 이어 지난 1일 아사히TV 인터뷰에서 "사격통제 레이더의 조사(비추어 겨냥)는 위험 행위로 (한국이) 재발 방지책을 확실히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해 여론몰이를 계속 주도했다.
일본 방위성이 28일 오후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2018.12.28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일본 방위성이 28일 오후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2018.12.28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리 정부의 입장도 바뀌기 시작했다. 국방부는 지난 2일 "사실 왜곡 행위 중단과 인도적 구조활동 중인 우리 함정에 대해 위협적인 저공비행을 한 행위를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 3일에는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일본 측이 공개한 영상에 대응하는 영상을 제작해 가급적 빨리 공개하겠다"면서 본격적인 반격 태세를 갖췄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양국 국방당국 간 협의를 통해 이견을 해소하고 재발 방지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립각으로 치닫는 양국 국방부로 해결의 공을 넘기면서 외교적인 해법에 적극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재 노력보다는 진실공방이 지속될 경우 한일 간 긴장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물러나지 않는 日 정부 대변인 “한국이 양국관계 역행”일본 측도 물러서려는 입장은 보이지 않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3일 라디오에 출연해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는데 강제징용공 문제를 비롯해 한일 관계에 역행하는 한국의 움직임이 있었던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레이더 조사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제대로 된 근거에 따라 항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렵게 한일 간에 체결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의미도 퇴색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군사협력을 위한 주춧돌을 놓고도 초계기 레이더 정보가 비밀이라서 제공할 수 없다는 일본 관리의 주장은 이럴 거면 왜 한일 군사정보협정이 필요하냐는 의문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달 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인 2ㆍ8 독립 선언 100주년 기념식 등을 놓고 일본 우익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양국 간 대화의 물꼬를 틀 고위급 채널이 없다. 물밑 접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양국 상호 간 정치적 이슈까지 겹치며 한일 관계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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