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019년 신년사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대사관 공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에 대해 형식 면에서 '김정은의 문재인·트럼프 따라 하기'이자 내용 면에서는 '핵 무력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군수 공업이 민수 분야를 지원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놀랐다"는 반응을 표명했다.
먼저 인공기와 당기를 나란히 세워놓은 점이 눈에 띈다고 했다. 그동안 북한 언론이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집무실이나 접견실을 여러 번 공개했지만 단 한 번도 인공기나 당기를 세워놓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태 전 공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접견실과 집무실, 문재인 대통령의 집무실을 모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마이크 구성도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 형태를 베꼈다고 전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군수 공업이 민수 분야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이 큰 변화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군수 공업 부문에서는 조선반도의 평화를 무력으로 믿음직하게 담보할 수 있게 국방 공업의 주체화, 현대화를 다그쳐 나라의 방위력을 세계 선진 국가 수준으로 계속 향상시키면서 경제 건설을 적극 지원하여야 하겠습니다"고 밝힌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신년사 역사에서 군수 공업 부문과 민수 분야를 이렇게 연결시킨 것은 전례가 없으며, 군수 공업이 본업에 맞지 않게 민수 분야에 집중해야 함을 시사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핵 완성을 선포한 후 군수 공업 분야의 많은 예산을 민수 분야에 돌리고 있다는 것을 공개 선언한 것과 동시에 핵이 있으니 재래식 무력 현대화에는 좀 소홀해도 괜찮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판단했다.
통일연구원도 이와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017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이제는 (군수가 아닌) 민수 부문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 목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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