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2배 뛴 청년창업사관학교, '유니콘'될까 '돈 먹는 하마'될까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전경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사업이 '유니콘' 기업의 요람이 될지 '돈 먹는 하마'가 될지 기대와 우려의 시각이 엇갈린다. 지난해 12개소를 한꺼번에 신설하기 위해 예산이 두 배로 늘어난 데다 임대료 지출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현재 청년창업사관학교는 12개 권역에 신설되면서 기존 5개소에서 전국 17곳으로 확대됐다.

12일 중진공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청년창업사관학교 예산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022억원으로, 신설 12곳은 연간 사업비 317억원, 운영비 77억원, 임대료 12억원 가량을 소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5개소의 사업비와 운영비는 490억원 정도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우수 창업아이템을 보유한 예비 청년 창업자의 기초교육, 사업화 등 창업 전 과정을 돕는 사업으로 2011년부터 운영됐다. 그간 경기도 안산, 광주, 충남 천안, 경북 경산, 경남 창원 5곳의 중진공 소유 중소기업연수원 등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서울 등에 신설된 12개 학교는 기존 5개소와 달리 외부 건물 1, 2개 층을 임차 사용하면서 불필요한 임대료가 지출되는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민간 주도', '지역 밀착 지원'을 기조로 사업을 민간 유관기관, 액셀러레이터 등 11군데에 위탁하며 위탁 운영비도 포함됐다. 신설 학교의 평균면적(981㎡)은 기존 5개소 평균(1453㎡)보다 오히려 줄었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 등에서 '사업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 내 창업 관련 유사·중복 사업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권칠승 의원실은 "대표적으로 창업진흥원의 스마트벤처 캠퍼스 등 비슷한 사업이 많은데 기존 중진공 연수원,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유사 공간을 활용했다면 임차비용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기존 연수원 5개소는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불편이 있었다"며 "이를 개선하고, 중진공의 공공성과 민간의 전문성이 결합된 개방형 협업 모델을 통해 창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우려의 시각이 있지만 일자리 창출의 핵심은 창업"이라며 "이 기업들이 큰 기업으로 성장하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