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또 대법관 2명 공백... 박보영·김용덕 대법관 29일 퇴임식
인사청문회 마쳤지만 본회의 안열려 후임 안철상·민유숙, '후보자' 꼬리 못떼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대법관 공백 사태가 5개월만에 재연됐다. 올해(2017년)에만 벌써 세 번째다.
이상훈 전 대법관의 퇴임 이후 공백(2월27일~7월15일)과 박병대 전 대법관 퇴임 이후 공백(6월1일~7월15일)에 이어 김용덕·박보영 대법관 퇴임 이후에도 한동안 대법관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법원은 내년 1월 1일 임기가 끝나는 김용덕 대법관과 박보영 대법관의 퇴임식을 연말인 29일 오전에 열었다. 1월1일이 휴일인데다 29일 종무식을 마치면 사실상 연휴가 이어진다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임기가 며칠 남기는 했지만 이날 퇴임식을 마치게 되면 김용덕·박보영 두 대법관은 사실상 ‘전직 대법관’이 된다. 두 대법관의 후임자인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후보자가 29일 극적으로 국회 동의를 받아 ‘후보자’ 꼬리표를 떼지 못 한다면 이날부터 사실상 대법관 공백사태가 시작되는 셈이다.
안·민 두 대법관 후보자는 이미 12월 20일 인사청문회까지 별 탈 없이 모두 마쳤지만 마지막 단계인 국회 본회의 인준을 받지 못해 후보자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대법관의 임명 동의안을 처리해야할 국회본회의는 지난 8일 마지막으로 열린 뒤 아직도 열리지 않고 있다. 당초 23일쯤 열릴 예정이었지만 최경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문제로 무산된 뒤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29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 소집을 요구했지만 야당들이 일제히 반대하고 있어 개최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본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면 내년 1월 첫째주까지는 사실상 본회의 개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과 그로 인한 이합집산으로 정치권이 소용돌이 치면서 국회본회의 일정을 잡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최경환·이우현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복병이다. 최 의원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의혹으로, 이우현 의원은 뇌물수수 의혹으로 각각 구속영장이 청구돼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접수된 상태다.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접수되면 최초로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보고·상정돼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본회의 표결로 처리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이 쉽사리 국회 본회의를 열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사정이 꼬이면서 대법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은 연말·연시와 각급 법원의 휴정기 등으로 인해 큰 문제가 없지만 1월 상순을 넘겨서도 임명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문제가 적지 않다.
내년 1월18일로 예정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공개변론도 파행이 우려된다. 이 공개변론은 주52시간 근무제에 관한 것으로 재계와 노동계는 물론 전 국민의 관심과 이해가 걸린 사안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원예규를 개정해 공개변론장에서 사건 당사자 양측의 활발한 토론과 공방이 벌어질 수 있도록 하는 등 이번 공개변론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대법관 임명동의가 늦어지면 상황에 따라 대법관 2명의 자리를 비워 둔 채 공개변론을 열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일정에 맞춰 임명동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충분한 사전준비는 어려워 보인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오를까 떨어질까 불안하다면…"주가 출렁여도 따박...
대법원 관계자는 “설마 그렇게야 되겠냐”라고 애써 담담한 표정이다. 신임 대법관들의 공개변론 사전준비와 관련해서도 “일주일만 여유가 되면 걱정없다”면서도 만약의 상황에 대해서는 걱정을 떨치지 못하는 눈치다.
복수의 법원관계자들은 “대법관 한명이 하루 처리해야 하는 사건수가 평균 10건 이상”이라며 “임명동의가 늦어질수록 사건처리가 밀리면서 대법관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사건당사자들도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