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분양 주택,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모두 전국 2위…'미분양 제로' 세종시로 아파트 수요 몰려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부동산 Eye’는 부동산을 둘러싼 흥미로운 내용을 살펴보고 정부 정책의 흐름이나 시장 움직임을 분석하는 연재 기획물입니다.


내포신도시 충남도청사 개청식이 2013년 4월4일 낮 충남도청 광장에서 열렸다. 사진제공=충남도

내포신도시 충남도청사 개청식이 2013년 4월4일 낮 충남도청 광장에서 열렸다. 사진제공=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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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미래에 대한 예측력이 승부의 열쇠다. 3년, 5년, 10년 후를 내다보고 토지를 매입하고 아파트 등 주택 분양을 준비한다. 개발이 시작되기 전, 땅값이 감당 가능할 때가 투자의 적기다. 개발 소식이 전해지고 너도 나도 관심을 보이면 땅값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건설사는 어떤 지역이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를 다양한 정보 분석을 통해 판단한다. 해당 지역에 넓은 토지를 매입하고 훗날을 도모한다. 적은 투자비용으로 많은 개발이익을 얻으려면 일정 부분 리스크는 감당해야 한다는 얘기다.


문제는 상식에 기반을 둔 원칙(규칙)이 현실에서 다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충남과 세종시의 사례가 바로 그런 경우다. 세종시는 정부 부동산 대책의 핵심 지역으로 분류될 정도로 아파트 투자 열기가 뜨거운 지역이다.

서울 강남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아파트 가격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되는 대표적인 지역이 바로 세종시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매월 발표하는 미분양 주택 현황에서도 드러난 결과다.


올해 11월 기준으로 세종시는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미분양 주택 0가구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에 미분양 주택이 5만6647가구나 있는데 세종시에는 단 한 곳도 없다. 세종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는 대목이다.


이른바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어떨까. 전국적으로 1만109가구에 이르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있다. 최근까지 1만 가구 미만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유지됐지만 10월과 비교할 때 157가구가 증가하면서 1만 가구를 넘어서고 말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세종시의 경우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유일하다. 세종시는 앞으로도 투자 가치가 높은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제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충청 시대가 열리게 될까.

11월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 현황. 자료=국토교통부

11월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 현황. 자료=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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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적으로 충청의 발전 가능성은 크다는 게 중론이지만 적어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엇박자가 형성되고 있다. 세종시는 단 한 곳의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 포함) 주택도 없는 반면 충남은 미분양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11월 현재 충남의 미분양 주택은 1만624가구에 이른다. 전국 미분양 주택 5곳 중 1곳은 충남에 있다는 얘기다. 경남이 1만2122가구의 미분양 주택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충남이 바로 뒤를 이었다.


악성이라는 준공 후 미분양은 더 심각하다. 경남은 1144가구, 경북은 1316가구로 영남권의 준공 후 미분양 상황도 좋지 않다. 충남은 상황이 더 나쁘다. 지난 9월 1123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10월 1158가구, 11월 1456가구 등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10월까지는 경북의 미분양이 더 많았지만 11월에는 충남이 역전했다.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써 모두 1759가구에 이른다. 경기도의 인구는 올해 10월 현재 1322만명에 달한다. 서울보다도 많은 전국 최대 인구를 지닌 광역 지자체다.


충남의 인구는 올해 9월 현재 211만명이다. 충남도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도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규모에서는 경기도와 충남의 순위가 역전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경기도는 10월 1789가구에서 11월 1759가구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30가구 줄었다. 반면 충남은 10월과 비교할 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298가구나 늘어나 1456가구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563가구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거의 3배 규모다.


충남은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두 번째로 많은 광역 지자체다. 세종시는 준공 후 미분양이 한 가구도 없는데 충남은 경기도에 이어 가장 많은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동산 Eye] 세종시 블랙홀 효과? 충남 미분양 공포 왜 원본보기 아이콘

전문가들은 이른바 ‘세종시 블랙홀’ 효과에서 원인을 찾는다. 충남은 원래 수도권과 유사한 형태의 부동산 흐름을 보였다. 수도권 부동산이 살아나면 충남도 동반 상승하는 구조다. 하지만 세종시가 본격 개발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쾌적성이나 고급 주거단지 이미지, 많은 행정기관 등 세종시의 주거환경이 부각되면서 충남의 아파트 수요가 세종시 쪽에 몰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원래 투자가 강한 지역은 인근 지역까지 함께 좋아지는데 충남과 세종시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주거의 장점과 시세차익을 함께 기대하는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문화가 세종시에 형성되면서 상대적으로 충남의 아파트가 외면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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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우산 효과를 기대하며 충남 지역에 많은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지만, 시장의 흐름은 역으로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2018년 충남에 분양 예정인 민영아파트는 2만2068가구다.


경기, 서울, 부산, 인천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민영아파트 분양이 충남에서 이뤄진다. 올해 9289가구의 분양 계획을 세웠던 충남이 내년에는 두 배 이상의 분양 물량을 쏟아낼 계획이다. 충남의 미분양 아파트 해소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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