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 들어가는 지하시설…비상구 하나인 경우 많아
제천화재에도 공연 전 대피 요령 안내 없어…대학로 100여 곳 관리 사각지대

지하에 위치한 소극장의 경우 창문이 없어 내부가 매우 어둡지만 휴대용 조명이 비치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화재 시 비상구 안내등만 보고 탈출해야 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소극장 내부. (사진=이승진 기자)

지하에 위치한 소극장의 경우 창문이 없어 내부가 매우 어둡지만 휴대용 조명이 비치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화재 시 비상구 안내등만 보고 탈출해야 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소극장 내부. (사진=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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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휴대전화는 모두 꺼주시길 바랍니다. 이제 공연 시작하겠습니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다음 날인 2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극장엔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 400여명의 관객이 모였다. 적지 않은 수의 관객이 모였지만 공연 시작 전 화재 시 대피 요령에 대한 안내는 전혀 없었다. 좌석배치도에도 비상구 위치 안내가 없어 관객들은 들어온 출입구 외엔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성탄절ㆍ신년 연휴와 방학이 겹치며 연극 등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극장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종로구의 '대학로'를 살펴본 결과 지하에 있는 극장의 경우 비상구가 하나인 경우가 많았고, 대피 요령에 대한 사전 안내가 없어 화재 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됐다. 특히 300석 미만 소극장의 경우 '다중이용업소'에서 제외돼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점검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26일 저녁 연극을 관람하고 나온 직장인 이모(32)씨는 재난 시 대피 요령에 대한 사전 안내가 있었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이씨는 "극장이 지하에 있고, 비상구도 한 곳밖에 없었다"며 "제천 화재가 떠올라 연극을 보던 중에도 나도 모르게 비상구를 쳐다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공연 전 대피 요령 안내를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한 공연 관계자는 "대부분의 스태프는 화재 시 안전 요령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는다"며 "일부 공연은 외부 기획사가 그때그때 공연장을 빌려 진행하다 보니 공연장 대피시설에 대해 (스태프들이) 숙지가 안 돼 있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공연 안내사항에 '촬영 금지'에 대한 경고는 있지만 화재 시 대피 요령 등에 대한 설명은 없다. 좌석배치도엔 좌석 번호만 기재 돼 있고, 비상 탈출 경로에 대한 안내는 없다. (사진=이승진 기자)

공연 안내사항에 '촬영 금지'에 대한 경고는 있지만 화재 시 대피 요령 등에 대한 설명은 없다. 좌석배치도엔 좌석 번호만 기재 돼 있고, 비상 탈출 경로에 대한 안내는 없다. (사진=이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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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이용업소로 지정되지 않는 소극장의 경우 화재에 더 취약했다. 300석 이하 소극장은 다중이용업소에서 제외돼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대한 특별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 법에 따르면 다중이용업소는 피난안내도의 비치 또는 피난 안내 영상물을 상영하도록 돼 있다. 이렇다 보니 대피 안내도가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또 제천 화재 시 인명 피해를 키웠던 요소 중 하나가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점이었는데, 소극장에선 정전 시 필요한 휴대용 조명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소극장의 경우 앞뒤 좌석 간격이 매우 좁아 화재 시 관객들이 뒤엉킬 가능성이 큰 데다 지하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화재에 취약했다. 현재 종로구 소재의 극장 168개 중 소극장 100여곳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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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종로구 관계자는 "소극장의 경우 소방 합동점검을 시행해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진행한다"며 "내년 1~2월 겨울 합동점검을 진행할 예정인데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중이용업소 소방 점검에 대해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다중이용업소에 관한 소방 점검은 계절에 맞게 계획을 세워서 나간다"며 "연말에 앞서 서울 시내 호텔의 소방점검을 시행했고, 제천 화재를 계기로 목욕탕, 찜질방 등에 대해 점검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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