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비트 공법 등 화재 취약한 구조…2015년 2월부터 6층 이상 건물까지 가연성 외장재 금지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서울의 30층 이상 고층건물 중 화마(火魔)를 키우는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곳이 13.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층건축물에 불이 날 경우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사건처럼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 광역시 이상 주요도시의 30층 이상 고층건축물 1480개동 가운데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건물은 101개동(6.8%)으로 조사됐다.

대형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곳은 지역별로 큰 편차를 보였다. 대구, 광주광역시, 대전 등은 30층 이상 고층건물 중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한 건물이 하나도 없었다.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에서 경찰이 출입통제를 하고 있다. (사진=정일웅 기자)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에서 경찰이 출입통제를 하고 있다. (사진=정일웅 기자)

AD
원본보기 아이콘

반면 서울은 406개동의 고층건물 가운데 55개동이 가연성 외장재를 사용해 전국 평균의 2배에 이르는 13.5%의 비율을 보였다. 부산은 364개동 중 19개동으로 5.2%, 인천은 352개동 중 23개동으로 6.5%로 조사됐다.

서울이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은 것은 가연성 외장재 사용을 금지한 2012년 3월 이전에 건립한 고층건축물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2012년 3월 30층 이상 고층건축물의 가연성 외장재 사용을 법으로 규정했다. 2012년 3월 이전 고층건물의 경우 대형화재에 취약한 구조인 셈이다.


건축물의 외장재 유형은 크게 알루미늄 복합패널, 드라이비트, 석재·유리·콘크리트 등으로 분류된다. 석재·유리·콘크리트 외장재는 화재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불연성(난연성) 소재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문제가 된 제천 스포츠센터의 경우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건물 외벽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과 같은 단열재를 건물 외벽에 접착제로 부착한 뒤 유리섬유와 마감재로 외벽을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단열성이 우수하고 공사비용이 저렴하고 손쉽게 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다양한 색상으로 외벽을 꾸미는 데 유리하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활용 폭이 넓다는 점에서 널리 이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화재가 날 경우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주요도시 30층 이상 건물 가연성 외장재 사용현황. 자료=국토교통부

주요도시 30층 이상 건물 가연성 외장재 사용현황. 자료=국토교통부

원본보기 아이콘

국토부는 경기도 의정부 대봉그린 아파트 화재 사건 직후인 2015년 2월 관련 규정을 강화해 불연·준불연 외장재 사용을 6층 이상 건물까지 의무화했다.


정부는 대형 화재가 발생할 경우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번 제천 화재처럼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건축물도 여전히 많다.

AD

과거에 건립된 건축물은 당시 법령에는 적합한 형태로 지어졌다는 점에서 정부가 외장재 교체를 강제하기도 어렵다. 30층 건축물의 외장재를 교체할 경우 35억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재안전 성능평가 결과 일정 성능 이하 건축물은 저층부 외장재 교체 등을 유도하고 국가 연구·개발(R&D)을 통해 화재 안전성능 보강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