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가상화폐 열풍 "비이성적 과열" 일침
이 총재, 송년기자간담회서 "가상통화는 화폐로 볼 수 없다" 강조
11월 금리인상 "시장 충격없는 적절한 시기"…향후 '근원물가' 중시 언급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의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 "비이성적 과열 현상"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장기적인 금융완화 기조와 연관지을 수 있는 만큼 중앙은행 차원에서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였다.
이 총재는 20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 17층 대회의실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과 함께 한 해를 마치는 소회를 나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가상화폐에 대한 언급이 잦았다. 먼저 이 총재는 "전세계적인 가상통화 열풍을 보면 금융완화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도 일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저금리로 인한 과잉 유동성이 빚어낸 현상 중 일부로 볼 수 있는 만큼 중앙은행 총재로서의 고민이 담긴 발언이었다.
그는 가상화폐가 아닌 '가상통화'라는 용어를 사용해 "가상통화는 화폐로 볼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관심을 보였다. 이 총재는 "가상통화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정도의 가격 폭등을 보이고 있는데 그런 투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데에 대해 모든 중앙은행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관심은)가상통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된다면 중앙은행 통화정책, 통화파급경로, 지급결제시스템, 금융안정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매우 투기적인 수단으로서 안정적인 가치저장 수단이 아니다"라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도 함께 소개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이 가지는 고민 중 하나로 '골디락스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를 언급했다. 그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를 뜻하는 골디락스를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크지 않은 상태"로 정의했다. 그는 사상최고치인 주요국 주가와 낮은 장기금리(높은 채권가격)를 들어 "금융시장에서는 이러한 환경을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골디락스에 대한 상반된 시각도 소개했다. 경제 펀더멘탈이 뒷받침된 '이성적 과열(rational exuberance)'이라는 견해가 있는 반면 비트코인 열풍처럼 금융완화기조에 따른 비이성적 과열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자산버블 뒤에는 저금리에 따른 신용팽창이 자리잡고 있다"며 "가뜩이나 커진 금융불균형이 더욱 쌓이고 위험자산 선호경향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어떤 형태로 조정이 이루어질지 모든 중앙은행들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6년5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한 소회도 전했다. 그는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당한 상황이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11월 금리인상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정상화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적절한 시기"로 평가했다. 금리인상 시기와 임기(내년 3월)를 연관짓는 것에 대해서는 "임기와 통화정책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추가 조정여부, 시기와 관련해서는 "성장과 물가경로 상에는 여러가지 국내외 불확실 요인이 상존해 미리 예단해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단 "헤드라인(소비자물가)보다 사실상 근원 물가가 통화정책 운영을 결정하는 데 더 의미가 크다"고 해 앞으로 근원물가가 금리인상을 좌우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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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올 한 해 한은이 거둔 가장 값진 성과로 캐나다 중앙은행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꼽으면서 "기축통화국과의 통화스와프는 제2의 외환보유액"과 같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인민은행과의 통화스와프 연장 역시 성과 중 하나로 언급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강조하며 "시장 참가자들은 중앙은행이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소통해줄 것을 바라지만, 정책여건이 날로 불확실하다보니 이를 확실하게 전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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