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운명 가를 17m... 2년 6개월 고심한 대법원의 판단은?
[아시아경제 장용진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행로를 결정할 운명의 날이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은 21일 오후 2시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상고심을 선고한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내려진지 무려 2년 6개월여 만이다.
이날 전원합의체 판단에 따라 조 전 부사장은 교도소로 돌아가 남은 형기(5~7개월)를 채우게 될수도 있고, 지금과 다름없이 자유롭게 지낼 수도 있다.
조씨의 운명을 가를 변수는 ‘17m’다. 조씨 때문에 이동을 멈추기 전까지 항공기가 이동한 거리가 바로 17m다. 이 17m를 항공보안법상 ‘항공로’로 본다면 조씨는 실형이 불가피하지만, 단지 공항 내 이동으로 본다면 집행유예가 확정된다.
조씨 측은 항공기가 출발을 하기는 했지만 활주로에 도착하기 한참 전이고 이동한 거리도 17m로 매우 짧을 뿐 아니라 이동시간도 22초로 극히 짧았다며 이 구간을 항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조씨가 당시 계속 1등석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어 항공기가 출발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출발한 비행기를 되돌리려 한 것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반면 검찰 측은 17m가 비록 짧은 구간이라고 하나 이미 출발단계를 넘어섰고, 그 시점에서 비행기를 되돌릴 경우 공항 내 혼잡과 충돌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항공로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 시내도로와 고속도로를 이어주는 진입로에서 갑자기 차량이 멈추거나 후진하는 경우와 같다는 것이다. 비록 고속도로 본선에 들어가기 전이기는 하지만 진입로에서도 갑자기 차량을 멈추거나 되돌리게 되면 엄청난 위험이 따르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다.
재판과정에서 양측은 팽팽하게 맞서며 법정 공방을 펼쳤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법원의 판단도 엇갈렸다.
1심 법원(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는 검찰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항공보안법 위반 등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법원(서울고등법원 제6형사부)는 조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항공보안법 부문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리고 업무방해 등 나머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조씨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넘긴 것도 엇갈린 하급심의 고민이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두달여가 걸린 1심과 석달여만에 내려진 항소심 결론에 비해 대법원이 2년 6개월이나 고민을 계속한 것도 판단이 쉽지 않았음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에서는 항소심 판단처럼 만약 탑승구 이탈 후 활주로에 도착하기 전까지 구간을 항로로 보지 않을 경우, 항공기 보안과 안전관련 법령에 중대한 공백이 생기는 만큼 법개정 등 후속조치도 따라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조씨는 지난 2014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견과류의 일종인 마카다미아의 기내 서비스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이미 출발한 비행기를 멈추고 승무원 김모씨와 박창진 사무장 등 승무원 2명을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게 했다.
이 때문에 뉴욕 JFK공항 제1터미널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던 대한항공 KE086편은 탑승구를 닫고 7번 게이트에서 출발한지 22초만에 탑승구로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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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탑승구를 출발한 항공기는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되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당시 JFK공항에서는 대한항공 KE086편에 중대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교신을 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은 이 때의 충격으로 한동안 병원치료를 받았다. 박 사무장 병원치료가 끝난 뒤에도 원직에 복직하지 못한데다 회사로부터 끊임없는 퇴사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박 사무장의 직급은 그대로이고 휴직기간이 길어 팀장이 되지 못했을 뿐”이라며 “불이익이나 퇴사압력은 없다”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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