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산업 내년 경영 가시밭길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내년 생명보험산업의 경영환경은 어둡다.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와 급격한 고령화, 재무건전성 제도 강화 등으로 인해 생보업계 경영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더구나 경제성장률 둔화와 함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보험계약실적(신계약 건수)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은 생보업계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높은 수준의 소비자 보호와 신뢰회복을 요구하고 나섰다. 어딜 둘러봐도 생보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경영환경이다.
신용길 생보협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년 생보산업의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업계와 정책ㆍ감독 당국, 연구기관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
◆금리인상, 생보사 생존 위협 = 생보사들은 금리 상승으로 인한 보유 채권가치 하락으로 활용가능한 자본이 감소될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IFRS17, K-ICS 도입 이후 수익성과 건전성이 낮은 생보사들에 대한 금리상승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금리가 50bp 상승할 경우 보험사의 채권평가손실 추정치는 9조6000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내년에 금리 상승은 생명보험 해약률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가계부채 증가 억제 정책도 보험 해약금액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같은 저성장 지속과 금리 인상으로 내년 생보사들의 수입보험료는 0.3%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생보 수입보험료 전망치는 119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 명목경제성장률은 2012년(3.4%) 이후 내년(5.1%)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생보 수입보험료 증가세는 약화된다.
다만, 보장성보험(2.8%)이 저축성보험의 감소세(-3.0%)를 보완하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 증가율도 2015년 9.2%에서 2018년 2.8%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올해 생명보험 수입보험료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과거 다음 해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 했으나 2018년에는 플러스 성장세가 미약할 것"이라며"신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IFRS17…한파 = 생보사들은 보험사의 재무 부담을 키우는 IFRS17 도입에 따라 내년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올해만 1500명에 육박하는 직원들과 2000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들이 자리를 떴고, 현장 점포는 300개 가까이 문을 닫았다.
실제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25개 생보사의 임직원 수는 2만5691명으로 전년 동기(2만7155명) 대비 5.4%(1464명) 감소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이 기간 전체의 절반이 넘는 16개사가 임직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라이프생명은 556명에서 395명으로 29.0%(161명)나 줄었다. 이어 KDB생명이 940명에서 714명으로, 흥국생명이 835명에서 636명으로 각각 24.0%와 23.8%씩 임직원이 줄며 20%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현장 영업조직도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생보사들의 보험설계사 수 역시 같은 기간 12만6859명에서 12만4948명으로 1.5%(1911명) 줄었다. 생보사들이 이같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2021년 IFRS17 시행을 앞두고 고정 비용 등 재무 부담을 덜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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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IFRS17이 시행되면 기존 원가 기준인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바뀐다.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이에 따라 과거 생보사들이 자산 규모를 키우기 위해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앞세워 대거 판매한 저축성보험은 IFRS17 아래서 보험사 재무 부담을 키울 주범이 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IFRS17에 대비해 하루 빨리 자본은 늘리고 비용은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도 중소형 생보사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력 감축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 IFRS17 시행까지 3년여나 남아 있다는 점에서 이는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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