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금융사와 '신경전' 양상에 뒷말…금감원 퇴직 공직자, 금융계 '감사·사외이사' 요직 꿰차

금융사 지배구조 '칼 들이댄' 금감원, 정작 출신엔 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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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금융감독원의 '이단공단(以短攻短ㆍ자기의 결점을 생각지 않고 남의 잘못을 비난함)'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거듭된 최흥식 원장의 금융사 지배구조 지적에 특정 지주회사에서 "(금융사는) 국가가 운영하는 곳이 아니다"며 작심 발언으로 이례적 반박, 마치 당국과 특정 금융사가 맞상대로 신경전을 펼치는 양상이 펼쳐졌다. 그 와중에 금감원이 정작 출신 공직자의 재취업에는 눈을 감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9일 금융권 및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사 및 관련 협회 등에 포진한 금감원 출신 현직 임원 수는 최소 4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금융사 최대 요직으로 꼽히는 감사업무 관련 임원만 20여명에 이른다. 또 15명 안팎의 사외이사를 비롯해 경영진, 협회 임원 등 곳곳에 금감원 출신이 자리 잡았다.

민간기업으로 분류되는 국책은행 자회사 고위직까지 금감원 출신이 꿰차 '금피아(금융감독원 + 마피아)'가 고유명사처럼 불릴 정도다.


은행권에서는 6개 대형은행중 3개 은행(신한ㆍ우리ㆍNH농협)의 감사가 모두 금감원 출신이다. IBK기업은행은 이용근 전 금감원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경우 오순명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지난 5월 퇴직 직후 4개월 만에 재취업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증권업계에는 금감원장을 지낸 이정재 NH투자증권 사외이사를 포함해 신한금투, 하나금투, DB금투 등 대형 증권사에 모두 금감원 출신 감사 및 사외이사가 근무하고 있었다. 외에도 카드 및 보험업계,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전 업권에 걸쳐 금감원 출신 퇴직 공직자의 재취업이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지적은 해마다 국정감사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관련 규정이 유명무실해 별다른 제재 방도가 없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고위직 퇴직자에 대해 업무 관련 사기업 및 공기업, 로펌 등에 퇴직일로부터 3년 간 재취업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 승인만 받으면 당장이라도 재취업이 가능한 단서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10월 국감 당시 "금융당국 출신 고위 퇴직자의 10명 중 8명 꼴로 금융사 및 관련 협회에 재취업했다"며 "금융사는 당국 출신을 로비 창구나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퇴직 공직자들은 금융회사에 재취업해 수억원의 고액연봉과 안락한 노후를 보장받는 이해관계가 맞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최근에는 금감원에서 민간은행으로 재취업한 임원이 다시 금감원 신임 부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어 '회전문 인사' 논란도 나온다.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의 이석근 신한은행 상근감사는 현재 공석인 금감원 은행·중소서민금융 담당 부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감사는 2014년 1월 신한은행에 재취업해 올해로 만 4년을 꽉 채워 근무했다. 당초 2011년 3월 감사로 선임됐으나 논란이 불거지자 두 달여 뒤 "금감원 조직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자진 사퇴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3년 뒤인 2014년부터 신한은행에서 근무, 최소 10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한 해에 받은 보수총액만 5억700만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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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금융사는 독립적 지배구조 구축을 위해 별도 상근감사를 두는 대신 감사위원회를 운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해 비교적 당국의 간섭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되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두고 상시 운영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가 문제가 된다고 판단되면 금융당국은 법과 제도로 이를 보완하면 될 일"이라며 "민간 금융사들이 법을 어긴 것도 아닌데, 경영진 선임 타이밍에 맞춰 당국이 지배구조를 거론하고 나설 경우 주주들 시각에선 지나친 경영간섭으로 해석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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