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결산-사드파고③]"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빛난 리더십
[2017 유통 결산 시리즈①]
서경배·담철곤·신동빈 등 위기에 빛난 리더십
브랜드 가치 지키기 위해 실적 포기하는 등 결단력에 주목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한국 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졌지만,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리더십이 있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유통업계는 중국발 '사드 보복'이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에 맞닥뜨렸지만, 그 와중에도 곳곳에서 수장들의 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을 꼽을 수 있다. 서 회장은 방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 수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지키는데 힘을 썼다.
대표적인 사례가 면세점 판매 수량 제한 결정이다. 면세점은 화장품 기업들의 매출 20~30%를 차지하는 주요 판매처로, 브랜드 입장에서는 많이 팔수록 짭짤한 실적을 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서 회장은 반대로 '확대'가 아닌 '제한' 방침을 내세웠다. 사드 보복 이후 급증한 보따리상(따이공) 중심의 무분별한 유통을 차단하고, 브랜드 가치를 지킨다는 목적이었다. 단기적인 성과 대신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선택한 사례로 꼽힌다.
업계 맏형격인 아모레의 결단은 국내는 물론 수입 화장품 브랜드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랑콤 등도 구매 수량을 제한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도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운 인물도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올 3분기 '12년째 연속 성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LG생활건강의 올 3분기 전사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한 1조6088억원, 영업이익은 3.5% 증가한 2527억원이다.
이는 '사상 최고' 분기 실적으로,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48분기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0분기 증가하며 12년 이상 성장했다.
위기 때 빛을 발한 리더십은 제과업계에서도 찾을 수 있다. 담철곤 오리온 그룹 회장은 14년 만에 중국법인 대표를 바꾸는 용단을 내렸다.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실적 하락에 따라 오리온은 계약직 직원 20% 가량을 감축하기도 했다.
당시 오리온은 중국 현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벌어져 고초를 겪던 때였다. '오리온=한국기업'이라는 이야기가 곳곳에 퍼지면서 실적도 고꾸라졌다. 실제 올 상반기 오리온 중국법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2.1% 하락했다.
유통업에서는 '중국 철수'를 결정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성공하기 어려우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업계에서는 중국 철수 결정을 두고 용단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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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현재 연내 매각을 목표로 인수자를 물색 중이다. 현지 시장에서의 한계상황을 직면한 이유에서다. 중국 롯데마트는 현재 112개 중에서 87개 매장이 영업 중단된 상황이다. 롯데는 중국이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공개적으로 보복 대상으로 지목됐다. 롯데그룹은 현지 직원들의 인건비 지급 등 매장 운영을 위해 3400억원 상당의 운영자금을 투입한 상황이다.
한편 유통업계는 올해 3월15일 중국 정부가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공식적으로 금지 시킨 이후 위기를 맞았다. 방한 요우커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명동 등 주요 관광 상권도 중국인들은 썰물 빠지듯 사라졌고, 현재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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