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마다 시끌시끌…“올핸 송년회 해야죠”
12월 초인데도 근처 직장인들로 손님 가득…설문조사서 68%가 “송년회 계획 있다”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이승진 기자] "올해는 송년회 꼭 해야죠."
직장인 윤모(30)씨의 휴대전화 속 12월 일정표에는 평일과 주말을 가릴 것 없이 '송년회'라는 글씨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지난해 탄핵정국 때 하지 못했던 송년회까지 더해져 모임횟수가 늘어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5일 저녁 광화문, 을지로 등 서울 도심권에 위치한 음식점들에는 12월 초순임에도 손님들이 한가득했다. 근처 직장인들이 이른 송년회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광화문의 한 호프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건배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지난해와는 다른 연말 송년회 분위기를 가장 먼저 느낀 사람들은 식당 관계자들이다. 광화문 인근의 한 프랜차이즈 소고기 전문점 김모 점장은 "지난해에 비해 연말 단체 예약 손님이 늘었다"며 "지난해엔 단체손님이라고 해도 많아야 10명 내외였는데 올해는 벌써 30명 이상 단체 예약도 2건이나 잡혀 있다"고 얘기했다.
한 중식당 직원도 지난해와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아직은 월 초여서 예약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문의 전화는 확실히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훨씬 더 많이 온다"며 "지난해엔 '장사 다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송년회를 꼭 하겠다는 직장인들은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성인남녀 1285명을 대상으로 '송년회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68.4%가 '올해 송년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53.6%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약 15%포인트 올랐다. '송년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지난해 20.8%에서 올해 7.9%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송년회가 늘어난 이유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탄핵정국이 끝났기 때문'이 가장 많이 꼽힌다. 이모(31)씨는 "지난해 연말은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마음이 맞는 친구들끼리 소소하게 보낸 반면 올해는 업계 관계자들과 연말 약속을 많이 잡았다"며 "탄핵정국으로 뒤숭숭했던 지난해 연말과 올해 연말은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소명(24)씨도 "지난해 연말에는 토요일마다 촛불집회 나가느라 친구들 만나는 걸 뒤로 미룬 적이 많았다"며 "올해는 다이나믹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여러 친구들과 송년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대중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국민들은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느낄 경우 편안함을 느껴 이것이 일상생활의 활기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정부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내는 것이고 이것이 연말 송년모임 증가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