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운송계약 40척…韓 27척 > 中 13척
조선사 수주는 中 21척 > 韓 19척…중국 더 많아
국내 해운사, 中에 발주한 탓…'수주훈풍' 기대 못 미쳐


▲벌크선(자료사진)

▲벌크선(자료사진)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참여를 안 한 건 아닙니다. 근데 저희가 써낸 가격은 쳐다보지도 않아요. 연말 추가 수주를 기대했는데 발레발(發) 수주훈풍이 저희한테까진 미치지 않네요."

5일 국내 조선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해운사의 초대형 광석운반선(VLOC) 발주 물량 일부가 중국으로 넘어간 것에 아쉬워하며 이같이 말했다. 발레發 수주훈풍은 결국 중국을 향했다. 국내 해운사가 더 많이 발주했지만 수주실적은 역전됐다.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만이 유일하게 수주에 성공했다.


브라질 최대 채광기업인 발레(vale)는 한국·중국 해운사와 철광석을 실어나르기 위한 장기운송계약 40척을 맺었다. 국내 해운사는 27척, 중국 해운사는 13척으로 한국이 더 많은 발주(용선 척수)를 가져왔다. 국내 대형 3사는 오랜만에 국내에서 대규모 발주 호재가 생긴 만큼 최대 27척의 일감확보를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조선소가 따낸 일감은 17척, 중국 조선소는 19척이다.

수주 실적이 역전된 것은 일부 해운사가 선박 건조를 중국에 맡겼기 때문이다. 팬오션은 VLOC 6척을 중국 조선소에 발주했다. 남은 발주 물량 4척(에이치라인해운·SK해운 각 2척) 중 SK해운 물량 역시 중국 조선소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에이치라인은 현재 현대중공업과 막판 협상 중이지만 SK해운와 협상 중인 국내 대형 조선소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대형 VLOC를 건조할 수 있는 국내 중소 조선소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조선소에 맡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각각 한국, 중국 조선사가 가져가면 국내 조선소는 총 19척, 중국은 총 21척을 수주하게 된다. 절반 이상을 중국이 확보하는 셈이다.

AD

국내 해운사가 국내가 아닌 중국 조선소에 선박 건조를 맡긴 것은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광석운반선은 벌크선의 한 종류로,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지 않아 수주 경쟁에선 가격이 최우선 순위다. 이 때문에 이미 벌크선종은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이 독보적으로 수주해왔다. 중국 조선소는 국내 벌크선 건조 원가 보다 10% 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용선료가 1~2달러 가량 비싼 해운사만이 국내 조선소에 발주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운업황도 좋은 편이 아니어서 해운사도 가격을 따질 수밖에 없었겠지만 국내 발주를 중국에 뺏긴 것은 뼈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주도권을 뺏기지 않도록 정부·민간차원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며 "조선소는 용접 로봇 등 자동화를 통해 원가를 줄이고 정부는 국내 해운사의 국내 발주 시 지원을 확대하는 등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