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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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아이들을 배제하면 어떡해요. 아이들이 어떻게 크는지에 따라 이 나라의 미래가 결정되는 거잖아요. 요즘 젊은 부부들 우리 때보다 아이 더 잘 키워요. 존중하고 사랑하면서요. 아이와 부모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따라줘야 출산율도 올라가지 않을까요.”


손님이 뜸한 평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원시장 인근 커피숍 카페엠(M) 매니저 임승희(54ㆍ여)씨는 상업시설의 ‘노키즈존(NO kids zone)’ 논란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카페M은 직원들이 서로 의논해 올 봄 가게 유리창에 ‘예스키즈존(YES kids zone)’이라는 문구를 큼지막하게 적어 놨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이를 이유로 가게 출입을 제한하는 행위는 차별’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이를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노키즈존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자연스레 관심은 “우는 아이도 환영한다”는 간판을 전면에 내세운 예스키즈존에 쏠렸다.


일부 카페, 식당 업주들이 ‘소란을 일으킬 수 있는’ 아이와 함께 온 손님은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노키즈존 논란이 일었다. 일부에서는 비용을 지불한 다른 손님이 남에게 방해받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며 노키즈존의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맘충(엄마라는 뜻의 영단어 mom과 곤충의 합성어)’으로 대표되는 여성과 아이에 대한 혐오의 결과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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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M은 시민단체 ‘민중의집’이 운영한다. 인근 주민, 망원시장 상인 등 지역민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이다. 모두의 공간에 아이들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배제될 수 없다는 철학이 예스키즈존을 탄생시켰다. 카페 운영을 맡고 있는 조영권 민중의집 운영위원은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혐오의 연장선에서 노키즈존이 늘고 있는 것 같다”며 “이곳 만큼은 아이들과 여성들이 안심하고 올 수 있길 바라며 예스키즈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카페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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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에 있는 카페 ‘토닥토닥’도 예스키즈존으로 운영하고 있다. 카페 안에 갓난아이를 위한 바운서(흔들의자)와 기저귀 갈이대도 마련돼 있다. 인근에 20여개에 달하는 카페가 있는데도 마음 편하게 아이를 데려 갈 수 있는 카페가 없다는 데서 착안해 김성희(35ㆍ여) 대표가 지난해 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손님 중 80% 정도가 아이들과 함께 오는 엄마들”이라며 “오히려 엄마들이 다른 손님을 더 배려하고 신경 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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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와 유아가 오래 줄을 서며 기다리지 않도록 우대하는 가게도 있다. “임산부 및 3살 이하의 유아 동반자 고객님을 우선적으로 도와드리고자 합니다. 해당 되는 고객님은 바로 카운터로 오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 고객님들의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의 한 빵집은 지난해 가을 이런 문구를 가게 문 앞에 써 붙였다. 쌀쌀해진 날씨에 힘들어 하는 임산부와 유아 동반 고객을 배려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이 빵집의 김민지(35ㆍ여) 대표는 “몸이 불편한 임산부와 아이들을 배려하자는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손님들 호응이 꽤 컸다”고 했다.


인권위는 최근 제주도의 한 이탈리안 식당이 “13세 이하 아동은 이용할 수 없다”며 9세 자녀와 함께 식당을 찾은 부부를 내보낸 것과 관련해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제주도엔 젊은 커플이나 친구끼리 오는 손님을 타깃으로 한 노키즈존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예스키즈존을 표방하는 식당과 카페도 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제주도에 있는 예스키즈존 카페와 식당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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