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개월만의 금리인상에 '들썩'…'이자폭탄'부터 '묻지마투자'까지
대출금리 0.25%p 오르면 이자 2.3조 늘어나…변동금리 대출 '빨간불'
저금리 불어난 부동자금 코스닥·비트코인으로 흘러가나
부동산시장선 내년 인상 속도 '관심'…집값 오른단 주장도 나와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한국은행이 77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대출시장에서는 이자부담 급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자산시장에서는 초저금리에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묻지마 투자'로 흘러드는 조짐이 보인다. 대출규제에 금리인상까지 맞딱뜨린 부동산업계는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와 동시에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상반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1.25%→1.50%…이자부담 급증할까=기준금리 인상에 차주들의 이자상환 부담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초저금리가 유지되면서 가계부채는 1420조원을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한은은 이번 금리인상에 뒤이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게 된다면 이자부담액은 2조3000억원 늘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이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내면서 이미 수개월 전부터 대출금리는 차즘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예금은행이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금리는 전달보다 0.09%포인트 오른 연 3.50%를 기록했다. 2015년 1월(3.59%) 이후 약 3년 만에 최고치다. 이는 대출금리의 기반이 되는 시장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채(AAA) 6개월물 금리가 전달보다 0.18%포인트 오른 연 1.61%, 1년·3년물 금리도 모두 0.25%포인트 올라 각각 연 1.91%, 연 2.24%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변동금리 대출 영업을 확대하는 것 또한 위험요소로 지적된다. 지난달 신규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은 72.7%로 한 달 새 2.7%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2014년 2월(76.2%) 이후 3년7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신용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도 변동금리 확대에 기여했다.
◆'마지막 유동성 파티'?…코스닥·비트코인에 몰리는 돈=초저금리 장기화에 덩치를 부풀려온 부동자금이 '마지막 베팅'에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도 관측된다. 지난 9월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 규모는 1069조5715억원으로 지난 1년새 90조원 이상 늘어났다. 단기 부동자금은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언제든 현금화 할 수 있는 자금을 말한다.
금리인상이 예고될 때부터 증시엔 뭉칫돈이 몰렸다. 지난달 말 기준 증시주변자금은 111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겨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3일 기준 24조5170억원을 기록했다. 이역시 역대 최고치다. 유례없는 호황을 보이는 증시에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자금이 흘러든 것이다.
이달 들어서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주의 심상찮은 급등세를 보였다. 바이오주가 속한 제약업종 지수는 지난달 이후 26.23% 올랐다. 코스닥의 경우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단타매매를 위해 자금을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에 돈이 몰리는 것 역시 '묻지마 투자' 우려를 높이는 현상 중 하나다. 지난달 사상 최초로 1만1000달러를 기록한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20% 급락하는 등 가격이 널뛰기를 하고 있지만 거래금액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은 이달 3000억 달러를 돌파해 지난 6월 1000억 달러를 돌파한 후 5개월 만에 3배로 규모가 커졌다.
◆부동산 위축 전망 속 "오히려 집값 오를 것" 의견도=금리인상으로 부동산시장에는 악재가 더해졌다. 한 주 전 정부가 다주택자 중심의 대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엎친 데 덮친 격'이라서다. 내년부터 대출 수요자는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DSR)를 거쳐야 한다.
특히 그간 시장 호조세를 이끌어온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대출민감도가 높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6개월 후 1.69%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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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에서는 내년도 금리인상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될 경우 주택구매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만약 내년 세 차례 이상 인상된다면 지방을 시작으로 부동산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투기를 일삼는 다주택자를 관리해야 하지만 과도하게 규제할 경우 서민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오히려 집값이 오를 것이란 주장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국내 금리 인상기의 경험이 현재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금리 인상기 초기엔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000년 이후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1차 2006~2008년ㆍ2차 2010~2012년) 초기 주택 매매가격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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