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사선 변호인 “드릴 말씀 없다”…흉악범 변호 논란 수면위로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자신의 딸 친구인 여중생(14)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학(35ㆍ구속)이 그간 자신을 변호하던 국선 변호인 대신 사선 변호인을 선임했다. 앞서 1차 공판에서 이영학은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해 재판부에 반성문을 보내는 등 눈물로 호소했지만 2차 공판을 앞두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변호할 수 있는 사선 변호인을 선임, 반성의 진정섬을 의심 받고 있다.
또 헌법과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고인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경우 재판의 절차상 이유로 국선 변호인을 선임하도록 하고 있지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이 국선이 아닌 사선 변호인을 선정, 변호인이 이를 수락하고 이영학의 적극적 변호를 나설 것으로 보여 변호인의 직무 논란과 흉악범에게도 인권이 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영학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적용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강간 등 살인'이 유죄로 인정되면 무기징역 또는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영학은 이달 28일 서울 강남구에 사무실을 둔 법무법인 소속의 A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아시아경제’는 해당 변호인의 입장을 듣고자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영학 변호인’ 측 관계자는 “죄송하지만 해당 사안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이영학이 자신의 범죄 혐의에 대해 사선 변호인을 고용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일각에서는 변호인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변호사법 1조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명문화 하고 있어 미성년자인 여중생을 수면제로 유인해 추행하고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영학을 변호하는 것은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의 실현’를 의무로 하는 변호인의 직무와 거리가 있다는 것이 비판의 이유다.
하지만 반대 의견으로 이 같은 인권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바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영학에게도 인권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있다. 우리 헌법 제27조 ‘무죄추정의 원칙’이 이것을 보장하고 있다. 법률에 따르면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있어 이영학은 검찰 구형에 따르면 무기징역 또는 사형을 받을 수 있는 피고인이지만 법률적으로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 적극 변호를 할 수 있다.
또 세계인권선언은 제11조 제1항에서 “형법상 범죄로 인하여 소추된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변호에 필요한 모든 보장이 확보되어 있는 공개재판에서 법에 의하여 유죄로 판명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해 각국의 헌법에 영향을 미쳤다.
흉악범 변호 논란에 변호사들은 대체적으로 통상적인 법률 조력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한 변호사는 방송을 통해 “흉악범을 변호하는 것은 피고인이 무죄를 받게 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죄를 인정하는 선에서 최대한 반성을 시키고, 조금이나마 형량을 줄일 수 있는 쪽으로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2012년 경기 수원시에서 발생한 일명 ‘오원춘 사건’을 담당한 국선 변호인 역시 ‘사형을 선고받는다 하더라도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국선변호사의 사명에 따라 정당한 법적 절차를 보장하고자 변호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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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국민 법 감정은 이영학에 대해 여전히 ‘인권’이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이영학’ 관련 청원만 82건이 올라왔고 청원의 주된 내용은 이영학에 대해 ‘사형’을 시키자는 내용이다. 한 글쓴이는 “흉악범이 이 사회를 활보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사형을 촉구 했다.
한편 이영학의 변호인은 다음달 8일 열리는 2차 공판에 출석, 이영학이 1차 공판서 주장한 ‘심신미약 상태 범행’을 주장하며 적극 변호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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