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스캐너, 수의계약으로 특정업체 독점 공급
과기정통부, KAIT 징계 요청
공개입찰 아닌 단독 계약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전국 휴대폰 유통점에 도입된 2만여개 신분증 스캐너의 납품 과정에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소관 기관인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담당자 징계를 요청했다.
29일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 받은 'KAIT 종합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KAIT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신분증 스캐너 도입과 관련해 62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면서 스캐너 업체 보임테크놀로지와 수의계약을 했다. KAIT는 이동통신사가 회원으로 속해있는 단체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회장이다.
휴대폰 유통점은 본인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스캔하는데, 그동안 각자 구비한 스캐너를 사용했다. 그런데 일부 유통점이 스캔 후 남은 신분증 이미지를 폐기하지 않고 도용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미지 자동 삭제 기능을 가진 스캐너를 일괄 도입토록 했다. 이에 납품업체로 선정된 보임테크놀로지의 스캐너가 지난해 12월부터 사용돼 왔다.
KAIT는 업체 선정과정에서 관련 규정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보임테크놀로지와 단독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관련해 이동통신 3사는 대리점 상당수가 이미 보임테크놀로지 제품을 쓰고 있다는 이유로 해당 제품 선정을 요구해왔다.
휴대폰 유통점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KAIT 관계자가 왜 해당 업체와 수의계약을 했는지 배경을 조사해야 한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과기정통부ㆍ이통사ㆍKAIT에 각각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KAIT가 요구하는 스캐너 기준에 적합한 제품은 10개 업체에서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입찰을 통해 납품업체를 선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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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스캐너 제조사 관계자는 "보임테크놀로지가 스캐너를 개당 44만원에 납품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제품과 동일한 성능을 가진 제품이 10만원대에 금융권에 납품된 적도 있다"고 전했다.
KAIT 관계자는 "현재 과기정통부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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