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서울시 단속 강화
9월 각 편의점 본사 공문 통해 유상제공 방침 전달
소비자들은 필요성·취지 인식 아직…반발

"봉투, 필요하세요?" 편의점의 '20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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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봉투, 필요하세요?"


서울 홍은동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심야시간대 아르바이트생 안모(21)씨는 계산대에서 이 질문을 할 때마다 조마조마 하다. 봉투값 유상제공 방침이 본사로부터 내려온 뒤 안내를 받은 손님이 "동네에서 봉투로 장사 하느냐"며 화를 내거나 "들고 갈 만큼만 사겠다"며 물건 결제 취소를 해달라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무상제공 뒤에 본인 급여에서 계산하는 게 어떨까 고민할 정도다.

국내 편의점 본사들이 지난 9월 중순부터 봉투 유상제공 방침을 강화하면서 점주들과 현장 아르바이트생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유상제공의 취지가 소비자들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탓에 현장 근무자들만 불만을 고스란히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서울시가 1회용 봉투 무상제공 업체에 대한 단속 강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9월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본사는 전국 각 점주들에게 '봉투 유상제공(20원)' 원칙을 공문 형태로 공지해 각 점포가 이를 시행중이다. 준수 여부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구속력은 없지만, 무상제공 시 적발되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 10조'에 의거해 과태료(최대 300만원이하)를 물 수 있다.

한 편의점에 봉부 유상제공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있다.

한 편의점에 봉부 유상제공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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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공문 발 송 두 달여가 지나도록 소비자들은 여전히 유상제공의 의도나 필요성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오랜 기간 봉투는 '공짜'라고 인식하던 고령 소비자들의 경우 특히 거부감이 심하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배모(42)씨는 "봉투값 자체에 대한 저항이 심해 아예 자체적으로 안내문을 만들어서 걸었다"면서 "봉투값 대신 환경부담금으로 표현했지만, 여전히 앞집은 안 받는다며 환불해달라는 고객이 있다"고 토로했다.


배씨는 "지난 9월 본사가 공문을 통해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면 해당 법률 준수 및 자원의 전략과 재활용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동참활동의 일환임을 고객에게 설명해달라'고 안내했지만, 현실과는 동 떨어진 대응책"이라면서 "누가 편의점 계산대에서 정부 취지니 환경이니 하는 얘기를 듣고 있겠느냐"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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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씨는 "근처 편의점은 한 달 만에 무상제공으로 신고가 들어와 두 번이나 벌금을 물었다고 들었다"면서 "봉파라치(봉투 무상제공 사례를 행정기관에 신고해 포상금을 타내려는 사람)도 있고, 봉투값을 달라고 했다가 칼에 찔려 사망한 사고도 올해 발생한 적 있어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 편의점 업체 노동조합 측에서는 봉투값을 본사에서 부담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주들을 중심으로 현장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본사가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법의 취지를 생각할 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무상으로 봉투를 이용토록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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