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어주는 주차난?…서울 ‘잿밥만 관심’
주정차위반 과태료 수입 연 1000억원 넘는데 공영주차장 확대는 ‘찔끔’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이승진 기자] 서울시 및 25개 자치구가 주정차 위반 과태료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공영주차장 확대엔 오히려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아시아경제가 정부의 정보공개청구시스템을 통해 25개 자치구의 주정차 위반 과태료 부과 현황을 파악한 결과 지난해 약 1154억2300만원이 부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25개 자치구의 과태료 수입 중 주차 위반 과태료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액수로는 지난해 부과한 각종 과태료 총액 1774억1800만원의 65%에 해당했다. 건수로도 전체 과태료 부과 344만1316건 중 주정차 위반 과태료가 84.6%(291만1460건)를 차지했다.
자치구별로 상권·오피스 밀집 지역 여부와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 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강남구가 186억원을 부과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총 부과액이 가장 적은 강북구(19억2000만원)와는 약 10배 차이가 났다. 이어 서초구 110억원, 중구 79억원의 순이었다. 기업과 상권이 밀집해 주차난이 심각한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주정차 위반이 많이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주차난을 해소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 수는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서울 내 공영주차장은 9376개소로 2015년 대비 4.2% 줄었다. 주차면 수는 2015년 20만1808면에서 지난해 20만2676면으로 0.4% 소폭 늘어났으나 2012년 20만7515면보다는 오히려 2.3% 감소했다.
특히 주정차 위반 과태료 부과액이 많은 자치구일수록 공영주차장 확충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구의 경우 2014년부터 올해까지 공영주차장 확대가 한 건도 없었다. 강남구는 그러면서 오히려 단속을 더 강화했다. 지난해 '불법주정차 단속용 CCTV 신규 설치 및 성능 개선'으로 16억2400만원을 투입했다. 서초구도 지난해 12억4000여만원을 들여 2개소, 42면을 확충하는 데 그쳤다. 중구 역시 공영주차장 2개소만 늘렸다. 공영주차장 부족은 주택가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광진구 구의동의 한 공영주차장은 거주자 우선 주차 대기자가 120명이나 된다. 주거지역 공영주차장은 거주자에게 우선적으로 주차면을 내어주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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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주차난과 과태료 부과 등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국내 한 중견기업 영업팀에서 일하는 직장인 임모(32)씨는 "급한 마음에 매장 근처에 주차했다가 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민간주차장은 너무 비싼 게 문제다. 서울 내 공영주차장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영주차장은 시에서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자치구가 먼저 신청해야 만들 수 있다"며 "시민들이 주차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교회 주차장이나 공원 주차장 등을 개방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승낙을 받는 데까지 시간이 걸려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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