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중 '골프'이야기로 한국 국회의원 웃게 만든 트럼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CNN방송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골프 선수들 이야기로 한국 국회의원을 '웃겼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통해 대북 경고 메시지 등을 담았지만 한편에서는 골프 이야기를 통해 국회의원들을 웃겼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연설 도중 한국 여성 골퍼들이 세계를 평정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의 골프선수들은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국회의원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를 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이어갔다.

그는 "사실은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릴지 아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US오픈의 여성 골프들은 올해 그 대회를 뉴저지에 있는 '트럼프 골프장'에서 열렸다. 그리고 여기에서 위대한 한국 골퍼, 박성현 선수가 우승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위 10명의 선수 가운데 8명이 한국 선수였고, 1위부터 4위까지는 모두 한국 선수였다. 축하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골프선수들의 훌륭함을 언급하는 동시에, 자신의 골프장을 홍보한 셈이다.

CNN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이용해 정상외교나 국가 간 문화 차이 등을 극복하는 데 활용한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는 골프를 치지 않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 골프를 쳤던 것이 그 대표적 예라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에 있는 자신의 골프장을 언급한 것처럼 자신이 이름이 붙어 있는 자산을 공식 석상에서 홍보하기도 했다. 미국 내에서는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과 사업가의 경계선을 무너뜨린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이야기로 한국 국회의원들의 환심을 사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CNN은 트럼프의 한국 골프 언급은 일종의 짧은 농담과 같은 시간이었고 그 외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