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장에 해외관광…교비 8억 '펑펑' 쓴 사립대 적발

스크린골프장·개인 경조사비 사용하고 업무추진비로 기재
외유성 출장 경비도 교육부 재정지원 사업비로 충당… 총 8억 가량 유용
학점은 외국에 있는 교수가, 수업은 외부 강사가 진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한 사립전문대 관계자들이 이사회를 개최하지도 않고 허위로 회의록을 작성하고 8억원 가량의 교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교육부 조사에서 드러났다. 교육부는 관련자들을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교육부 사학혁신추진단은 경기도 소재 D사립전문대에 대해 특별조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 대학 법인은 2015~2016학년도 결산 처리 당시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고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제에도 없던 총괄본부장 자리를 만들어 이사장을 거치지 않고 총장이 불법 임용해 5873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교비회계도 불법으로 유용했다. 스크린골프장 등에서 160만원, 개인 경조사비로 170만원을 사용하고 업무추진비로 기록했다. 법인 관련 소송 비용으로 교비 2억5000만원 가량을 사용했다. 전 총무처장의 동생에게는 교육용 재산을 12년간 무료로 사용하게 하기도 했다.

외유성 관광에도 교비를 사용했다. 출장 목적과 무관한 이사장 및 법인 사무국장이 제주도 출장에 동행하면서 관광 등 외유성경비를 1800여만원을 사용했다. 이사장의 아내인 부총장이 캐나다 벤쿠버로 출장을 갔을 당시에도 출장 목적과 관련 없는 일정 수행경비 등 219만원을 세계적수준전문대학육성사업(WCC) 사업비에서 지급했다.

전용차 사용 권리가 없는 기획관리실장이 전용차를 배정받아 사적으로 사용하면서 연료비 등 563만원을 쓰기도 했다. 그 밖에 대학평가 시 장학금지급율 지표를 높이기 위해 신입생 예비교육(OT) 경비를 납부한 후 미참석한 학생이 납부한 경비 8568만원을 장학금 명목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학사 운영에서도 불법이 다수 발견됐다. 수업은 외부 위탁업체 소속 강사가 진행했지만 외국 출장 중인 교수가 직접 수업한 것처럼 강의계획서 및 출석부를 입력해 학점을 부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대학에 통보한 후 이의신청기간을 거쳐 본격적인 처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법인 및 대학 자금을 비정상적으로 집행하고 특혜를 제공한 이사장과 총장 및 관련 교직원을 업무상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 및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부적절한 학사 관리를 한 총장 및 관련 교직원에 대해서도 징계 등의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법인 이사회 허위 개최와 회계부정 등의 책임을 물어 이사장을 포함한 법인 이사 및 감사에 대해서는 임원취임승인 취소를 요구하며, 이 과정에서 유용된 교비회계 8억여원도 환수할 계획이다.

사학혁신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이진석 교육부 대학교육정책실장은 "국민제안센터를 통해 접수된 사학비리의 구체성 및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현지조사 및 감사를 적극 추진하고 사학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며 엄단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