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회장, 태극권 영화 출연 '화제'
30년 넘은 태극권 단련자 "태극 사상, 인터넷 시대 야만적 성장' 역효과 치유제"
개봉일 11월11일은 '중국판 블프' 광군제…알리바바 잔칫날
올해 매출 1500억위안 돌파 등 진기록 행진 관심
올해 7~9월 분기 실적도 '어닝 서프라이즈'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태극권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알리질라 캡처]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태극권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알리질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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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2009년 10월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개인 비서 천웨이는 사내 게시판에 태극권 수련자 모집 공고문을 띄웠다. 태극권의 제19대 정통 전수자이자 마 회장의 스승인 왕시안 대사와 그의 제자로부터 태극권을 배울 기회가 주어지자 수백 명의 '알리인(알리바바 직원)'이 순식간에 몰렸다. 이는 30년 가까이 태극권을 연마한 마 회장이 국수(國粹·한 나라의 민족이 지닌 고유한 문화의 정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었다.

마 회장의 태극권 사랑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단순히 몸을 튼튼히 하는 권법이나 무술이 아닌 일종의 철학 사상과 생활 방식을 전파하는 것이 마 회장의 목적이다. 천웨이는 저서 '진짜 마윈 이야기'에서 "태극 철학 사상은 인터넷 시대의 '야만적 성장' 역효과를 치유할 치유제라고도 할 수 있다"면서 마 회장이 태극권에 매달리는 이유를 간결하게 정리한다. 마 회장의 소원 중 하나는 언젠가 사람들이 자신을 최고의 태극권 스승이면서 알리바바와 타오바오 같은 기업을 이룬 사람으로 평가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최측근 천웨이는 밝히고 있다.


태극권을 향한 마 회장의 못 말리는 애정은 급기야 영화 출연으로 이어졌다. 마 회장은 리롄제(李連杰·이연걸)와 전쯔단(甄子丹·견자단), 훙진바오(洪金寶·홍금보)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함께 '공수도(攻守道)'라는 제목의 단편 영화를 찍었다. 마 회장의 영화 출연 소식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지만 정작 마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살펴 온 이들에게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마 회장과 알리바바 그리고 태극권은 오랜 친구와 같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영화의 개봉일은 11월11일이다. 매년 11월11일은 마 회장을 비롯한 알리인 모두가 신기록을 새로 쓰는 잔칫날이다.

알리바바그룹 광군제 매출액 추이.

알리바바그룹 광군제 매출액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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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블프' 11·11 광군제 진기록 행진 이어갈까=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다. 하지만 2012년 일찌감치 '원조(미국 블랙프라이데이)'의 아성을 깨고 세계 최대 할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중국에서는 '솽스이(雙11)'로 불리는 광군제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정한 날은 아니다. 1990년대 난징대학교 학생들이 '1'의 형상이 외롭게 서 있는 독신자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독신자의 날로 부르면서 점차 널리 퍼졌다. 11월11일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2009년 알리바바가 발 빠르게 '구매를 즐기는 날'로 기획하고 할인 판매를 시작한 것이 연례 행사로 굳어졌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쇼핑몰 톈마오(天猫·Tmall), 타오바오(淘寶)와 경쟁사 징둥(京東)닷컴 등이 참여한 가운데 자정부터 다음 날까지 24시간 동안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초대형 할인 행사를 벌인다. 올해에는 14만개 브랜드에서 1500만개 상품을 내놓는다. 광군제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사이버먼데이 할인 행사보다 후발 주자이지만 매출액 규모에서는 이미 두 행사를 몇 배 앞질렀다.


알리바바는 2009년 처음 광군제 '폭탄 세일'에 돌입한 이래 매년 신기록 행진 중이다. 당일 행사 시작과 함께 몇 초 만에 매출액 10억위안을 돌파하는지는 이제 광군제의 하이라이트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는 52초에 불과했다. 1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약 1700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한 셈이다. 예년 신기록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도 관심사다. 닷새 앞으로 다가 온 이번 광군제에서는 하루 매출액이 1500억위안을 넘어설지가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에는 1207억위안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00억위안을 돌파했다. 2015년 실적은 912억위안이었다.


알리바바의 광군제 광풍을 떠받치는 힘은 다름 아닌 스마트폰이다. 지난해 행사에서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한 비율은 82%로, 5건 중 4건을 차지했다. 2013년만 해도 14.8%에 불과했던 모바일 상품 구매 비율은 2014년(42.6%)과 2015년(68.7%)에 이어 지난해 80%대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정작 마 회장은 광군제는 물론 알리바바를 '숫자'로 평가하는 행태를 경계한다. 마 회장은 2014년 500억위안대 판매고를 올리고선 CCTV 앵커 천웨이훙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제 많은 사람이 숫자에 관심을 갖는데 저는 오히려 숫자 이면에 있는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다들 좋지 않다고 할 때 사실 저는 아주 좋다는 걸 알았고 지금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좋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기대치가 아주 큰데 그만큼의 큰 능력이 없고 그렇게 좋은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허무해집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 추이.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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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알리바바 질주 언제까지= 숫자에 집착하지 않으려는 마 회장의 겸손과 달리 알리바바 전체 실적은 무서운 기세로 질주하고 있다. 지난 2일 알리바바는 2018회계연도 2분기(2017년 7월1일~9월30일) 실적을 밝히면서 2014년 기업공개(IPO) 이래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올해 7~9월 매출액은 551억22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고 순이익은 174억800만위안으로 146%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165억84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전통적 효자 사업인 상거래뿐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규 사업 분야에서도 고루 성과를 냈다. 핵심 상거래 매출액은 464억6200만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으며 클라우드 컴퓨팅과 디지털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각각 99%, 33%를 기록했다.


매기 우 알리바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분기에 알리바바는 뛰어난 성과를 달성했다"면서 "총 매출액이 61% 늘어나면서 알리바바의 핵심 상거래는 물론 사업 전반에 걸쳐 활발한 성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당 분기 동안 34억달러에 달하는 비일반 회계상 잉여 현금을 축적했다"며 "이를 통해 물류,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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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는 신(新)유통 전략의 일환으로 물류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계열사 차이냐오 네트워크에 53억위안을 추가 투자하고 보유 지분율을 기존 47%에서 51%로 높였다. 알리바바는 향후 5년 동안 1000억위안을 투자해 중국 내 물류 주문을 24시간 이내,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진행한 물류 주문은 72시간 이내에 처리할 수 있도록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탄탄한 실적과 장밋빛 전망에 힘입어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알리바바의 주가는 고공비행이다. 알리바바의 기업가치는 전통 대장주인 미국의 아마존 시가총액을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3일 기준 알리바바의 시총은 4392억3000만달러로 아마존(5356억5000만달러)에 뒤져 있다. 그러나 장중 한때 아마존 시총을 몇 차례 제쳤던 알리바바가 세계 1위 전자 상거래 업체로 등극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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