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성폭행 사건 논란…불기소처분의 세계
[아시아경제 고정호 기자] 한샘에서 발생한 성추문 사건이 확산하는 가운데 피해자 A(24)씨에 대한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교육 담당자 B씨가 검찰에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3월 경찰은 해당 사건을 불기소의견(증거불충분)으로 검찰에 송치해 검찰은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경찰의 불기소의견이란 사건관계자 조사 후 관할 검찰청에 사건을 송치할 때 피의자에 대한 범죄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기재하는 의견을 말한다. 다만 경찰의 기소, 불기소 의견은 검사가 수사하는데 참고가 되는 것이지 그 의견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피의자에 대한 실제 기소 여부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경찰의 사건 송치 이후 검사가 피의자의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거나 성립되더라도 재판에 넘길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되면 검사는 피의자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릴 수 있다. 불기소처분은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을 말한다.
그러나 검사의 불기소처분은 그 결정이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있다. 지난달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헌법재판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헌재에 제기된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은 총 1735건으로 한 해 평균 347건에 달했다.
또한, 같은 기간 헌재가 처리한 불기소처분에 대한 헌법소원사건은 총 1659건이었으며 이 중 11.5%인 191건에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검찰에서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사건에 피해자 측이 불복하여 재수사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0월 과거 고교 재학시절 같은 학년 여학생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고소된 C씨가 검찰 조사 결과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당시 검찰은 “피의자가 피해자들의 가슴, 허벅지, 중요 부분 등을 만진 사실은 인정되나 성욕 만족 등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40여 개 여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동급생 강제추행 불기소 처분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건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에 피해자 측이 서울고검에 항고하고 40여 개 여성 시민단체가 검사의 불기소결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하자 서울고검은 인천지검에 재기수사 명령을 내렸다. 이후 재수사 결과 재판에 넘겨진 C씨는 올해 8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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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현행법에서는 검사가 '공소권 없음', '죄가 안 됨', '혐의없음'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할 경우 상급 검찰청에 항고·재항고하거나 법원에 재정신청을 하는 등의 불복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이번 ‘한샘 사내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인 A씨 측 또한 가해자 B씨에 대한 불기소처분이 내려진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한 글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재고소할 뜻을 밝힌 바 있다.
검사 출신인 금 의원은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검찰은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권한 행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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