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올스톱
차기 행장 선출 내부 갈등
금융당국 개입도 어려줘
정부 잔여 지분 매각 등
민영화 일정 차질 불가피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정현진 기자]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전격 사퇴로 정부 잔여지분(18.52%) 매각 등 우리은행 민영화 일정에 차질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지주회사 전환 계획도 사실상 올스톱, 우리은행 경영일정이 표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차기 행장 선출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선임절차에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차기 우리은행장 오리무중 =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2026.05.15 개장전(20분지연) 은 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채용비리 논란으로 지난 2일 사의를 표명한 이 행장 대행으로 손태승 글로벌 부문 겸 글로벌그룹장을 선임했다. 다만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은 다음으로 미뤘다.
이날 이사회에서 예금보험공사를 대표하는 비상임 이사가 임추위에 포함될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올해 초 행장 선출 과정에서는 우리은행의 자율 경영에 대한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로 임추위에 예보 측 비상임 이사를 제외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으로 행장이 사퇴한 만큼 금융당국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에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 당국은 최근 금융권 '올드보이'의 귀환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다. 자칫 '관치'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의 보폭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5일 이사회에서 예보 비상임이사 포함 문제로 이견을 보인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예보측 인사를 임추위에 포함하자니 '관치'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고, 또 강력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에 휩싸인 우리은행의 자율성에만 맡겨두기도 힘든 '딜레마' 상황에 처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서 금융권에서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자격을 정하는 결정 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정부와 여론에 눈치를 보다가 우리은행 전ㆍ현직 임원 뿐만 아니라 외부 인사에 오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지적이다.
◆지주사 전환 등 민영화 일정 차질 불가피 = 손 부행장이 행장 일상 업무를 위임받기로 했지만 정부 잔여 지분 연내 매각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중요 사안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우리은행 사태와 정부 잔여 지분 매각 문제를 심의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 교체 시기가 맞물리면서 논의 시작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금융위원회는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잔여 지분의 매각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ㆍ조정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 6명을 새로 위촉한 바 있다.
박경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고려대 교수)은 우리은행 정부 잔여 지분 매각 문제에 대해 "잔여지분을 매각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내부 지배구조의 안정이 필요하다"며 "차기 행장이 누가 어떤 방식으로 선정될지 결정이 난 다음에야 투자자들을 상대로 향후 지분매각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연내 매각은 사실상 힘들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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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인해 지주 전환 작업에도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 행장은 올해 초 연임과 함께 예보가 보유한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과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다. 지난해 11월 15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내년 중 기업공개(IPO)를 통해 은행과 우리카드ㆍ우리종합금융 등 8개 계열사 구조로 이뤄진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새 행장이 선출되더라도 당장 지주사 전환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채용비리 문제로 인해 정부 측에 잔여 지분 매각과 지주사 전환 등 현안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할 입장이 아니다"며 "새 행장이 오더라도 조직 안정화ㆍ쇄신 등에 가장 먼저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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