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승용 농진청장은 3일 연구개발(R&D)이 농업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종자산업 육성과 종자수출 교두보 마련을 위해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취임한 라 청장은 농진청 내부 출신으로는 14년 만에 수장자리에 오른 농고출신의 신화로 통한다.

라승용 농진청장은 3일 연구개발(R&D)이 농업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종자산업 육성과 종자수출 교두보 마련을 위해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7월 취임한 라 청장은 농진청 내부 출신으로는 14년 만에 수장자리에 오른 농고출신의 신화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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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5000만원 실현 기술 지원 앞장
특허기술 사업화 논문 977건 등 성과
신품종 개발 등 올 82억원 절감 예상

[인터뷰=조영주 세종취재팀장]최근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열기 위해 정부가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선두에서 농촌진흥청(농진청)이 뛰고 있다. 지난 3일 전북 전주에 위치한 농진청 본사에서 라승용 청장을 만났다. 그는 5000만원 농가소득을 실현할 열쇠가 '연구개발(R&D)'이라고 단언했다


"논문을 위한 연구는 필요없다. 할 수 있는 연구가 아닌 꼭 필요한 연구를 해서 농업현장으로 가도록 하겠다." 지난 7월 농촌진흥청장에 취임한 라 청장은 유독 R&D를 강조한다. '농고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니던 시절, 서울대 석ㆍ박사 연구진들과 연구실에서 경쟁했고 2007년엔 연구개발국장도 맡았다.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실현시키려면 농가소득을 창출할 새로운 기술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었다.

라 청장은 "사전에 특허시장성을 조사하고 가능한 연구과제를 채택해서 최대한 연구성과를 높여나가겠다"며 "농진청 전체 R&D 개편안을 지금 검토중"이라고 했다. 농진청은 우리나라 공공기관 중 박사급 인재가 많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기술개발에 매진하는 연구진들과 이를 사업화하려는 경영진의 노력이 만나 농진청의 특허기술 사업화 성과도 눈부시다. 2012∼2016년까지 5년 동안 독자적으로 응용기술사업을 진행한 결과 논문 977건, 산업재산권 641건(출원 273건, 등록 368건), 기술이전 731건(무상 329건, 유상 402건)의 성과를 냈다.


라 청장은 농업의 출발점은 '종자'라고 강조한다. 농업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종자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농진청은 유전자원 다양성확보와 분야별 종자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개발된 종자수가 많아질수록 로열티를 절약할 수 있어서다. 최근 5년간 과수ㆍ화훼ㆍ채소종자 로열티(사용료)만 463억으로 추정된다. 2002년부터는 국제신품종보호동맹(UPOV)에 가입하면서 외국 품종을 재배할 때 로열티를 내고 있다. 이렇게 절약한 사업비는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온다. 그는 "종자를 다양하게 개발한데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2013년 72억원에서 올해 82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세계 5위 농업유전자업을 확보하고 수요자 맞춤형 유전자원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라고 소개했다.


커지는 종자시장에 국내 종자회사들이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라 청장이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국내 종자시장 규모는 5008억원이다. 종자회사는 1699개다. 이 중 4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회사는 17개 밖에 없다. 15억원 이상 매출을 내는 회사는 41개뿐이다. 영세한 회사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그는 "농진청은 29만5000점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1위인 육종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김제 민간 육종 단지에 입주하는 20개 민간 종묘회사들에 우리 기술을 전수하고 종묘회사에서 품종을 만들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열린 국제종자박람회를 연 까닭도 여기에 있다. 지속적으로 박람회를 열어 종자회사와 외국 바이어간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는 라 청장은 "50억원 매출을 내는 회사를 1조원 규모의 회사로 만들기보다 100억원 가치를 가진 기업을 100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전라북도 산업의 축으로 종자산업을 키우겠다"고 했다.


종자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한다는 구상도 세웠다. 이미 올 1월 중국현지에 국화 '백마' 품종 생산을 위한 생산기지를 설립했다. 판로 다양화를 위해 내년 2월까지 일본 수출도 추진한다.


상위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들여 추진하고 있는 '쌀생산조정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농진청의 기술 보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라 청장은 "습해에 강해 논 재배에 적합한 밭작물 품종 선발(콩ㆍ수수 3품종), 식량과 원예작물을 조합한 생산ㆍ소득형 2∼3모작 등 작부체계를 다양화하겠다"고 했다. '쌀을 섭취하라'고 독려하기보다 '넛지(쿡쿡찌르는)'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라 청장이 기능성 쌀 개발에 매진한 이유이기도 하다. 라 청장은 "이미 1인2인가구가 54%를 넘어가면서 편의식에 맞는 쌀이나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쌀 개발이 시급하다"며 "기능성 쌀을 이용한 혈당개선 및 다이어트 식품소재, 영유아 및 노인식용 기능성 선식, 쌀 음료 등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1.8%에 불과한 밀 자급률도 라 청장의 고민거리다. 그는 "우리밀 소비를 어떻게 확충하고 가격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밀 자급률을 올리는 아이디어로 라 청장은 동절기 동안 보리 대신 사료작물을 심어 전체 자급률을 끌어올리는 방법을 고심 중이다. 그는 "종자 채종이 수월한 이탈리아 라이그라스 종자로 생산하면 생산자급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탈리아 라이그라스 종자를 국산화하는 작업을 내년부터 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유전자변형(GM)작물개발사업단은 해체했지만 연구를 이어나가는 이유도 GM 연구가 종자산업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생각해서다. GM작물 상업화 금지에는 합의했지만 라 청장은 GM작물 연구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후 변화로 극한 상황일 때 GMO 기술을 써야 하는데 이미 해외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가 연구하지 않으면 나중에 GMO 기술을 가져다 쓸 때 엄청난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들어오는 1700만톤 정도의 사료작물들이 거의 다 GM작물로 GMO를 연구하지 않으면 들어오는 것조차 감시할 수 없다"고 했다.


농업 기술 개발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농진청은 최근 1인 가구 증가로 1000만마리로 늘어난 반려견을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반려견 시장은 2015년 1조8000억원에서 2020년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만 국내 시장의 70%(2053억원) 이상이 수입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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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청장은 "세계 최초 반려동물 집밥 만들기 프로그램과 영양소 및 에너지 함량 기반 맞춤형 DIY(제품 스스로 만들기) 사료를 제조하겠다"며 "애견카페, 반려동물 사료 분야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질병예방, 유전질환 조기진단 기술 연구와 함께 반려견을 활용한 동물매개 교육모델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 중인 정부 기조에도 발 맞추기로 했다. 현재 농진청의 전환비율 대상자는 기간제 근로자 3237명 중 65.8%(2173명)다. 라 청장은 "기간제 근로자의 직무분석 완료 및 소요예산을 파악한 뒤 일괄 전환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년 1∼2월에 정규직 전환기준 확정 및 전환자 결정(11월 중순) 및 상용임금 전환 소요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리=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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