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사 내부 문건 'VIP 강조사항'에 성향검증 지시기록…군TF, 문건 검찰 이첩…김관진은 '연좌제로 안 보이게' 언급 정황

이명박 전 대통령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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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 요원을 대폭 증원하라고 요구하면서 철저한 성향 검증을 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린 정황이 담긴 문건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군 사이버사령부는 2012년 대선 당시 불법 사이버 여론조작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난 군내 조직이다.


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 국가기관에 의해 자행된 불법 여론조작 과정에 관여한 구체적인 정황이 나타난 건 처음이다.

이날 군 당국과 검찰에 따르면 ‘국방 사이버 댓글 사건 조사 태스크포스(TF)’는 최근 KJCCS(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 복구 과정에서 2012년 7월 군 사이버사령부가 ‘댓글 공작’에 투입될 군무원 증원을 추진할 당시 작성한 내부 문건을 발견했다.


이 문건에는 ‘우리 사람을 철저하게 가려 뽑아야 한다’는 취지의 ‘VIP(대통령) 강조사항’이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사이버사령부는 대선을 앞둔 2012년 7월 기존보다 10배에 가까운 79명을 선발했다. 이 중 47명이 노골적인 정치 활동 개입 활동을 한 의혹을 받는 530심리전단에 배속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과 군 당국의 사이버 여론조작 등 정치공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VIP 강조사항’의 성격과 이후 군 당국의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검찰은 군 사이버사령부가 ‘댓글 공작’에 투입될 군무원을 충원하는 과정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호남 출신 지원자 등을 조직적으로 배제하도록 지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 전 장관은 이때 “성향 분석을 철저히 해 선별하라”고 지시해 신입 군무원 신원조회 기준을 단순 전과 조회 수준인 3단계에서 실제 기무사를 동원한 뒷조사를 포함하는 1단계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호남 출신 지원자들은 서류 심사 과정에서 대거 탈락했고, 일부 면접에 올라간 이들도 고의로 어려운 질문을 던지는 ‘압박 면접’ 등의 방식으로 최하점을 줘 탈락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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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군 사이버사 관계자들로부터 김 전 장관이 “(호남) 연좌제라는 말이 나올 수 있으니 면접 단계에서 잘 걸러질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내부 기준을 어기고 신원조회 기준을 상향한 것이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김 전 장관을 7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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