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味에 빠진 유통街②]"먹으러 쇼핑몰 가요" 맛집 유치에 열 올리는 유통 강자들…왜?
AK플라자 프랑스 명품 구찌 매장, 美 햄버거 맛집 변신
을밀대· 비스테카 등 먹거리 TV프로그램 소개 맛집, 삼고초려로 유치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지난달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식품관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 2개 층으로 나뉘어 있던 식품관을 지하 2층으로 통합하고 면적을 40% 늘려 5300㎡(1600평) 규모로 꾸몄다.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된 칼국수 전문점 '황생가', 수요 미식회에서 소개된 경리단길 티라미슈 맛집 '비스테카', 양곱창을 주재료로 한 청담동 대표 맛집 '양마니' 등 유명 맛집이 들어섰다.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식품관의 장점을 한데 모았다는 평가다.
국내 대형 유통매장에서 유명 맛집을 유치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은 물론,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유통매장이 맛집이 집결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문을 연 롯데아울렛 고양점에는 해물 특화 메뉴로 유명한 이촌동 맛집 퓨전 중식당인 '발재반점'과 전국 팔도 지역별 대표 음식을 세트 메뉴로 구성한 한식 브랜드인 '본우리반상', 태국 요리 전문점인 '콘타이' 등의 식당이 입점했다. 유럽의 가구전문점 이케아와 함께 오픈한 롯데아울렛 고양점은 이같은 맛집 유치를 통해 차량으로 5분 거리인 스타필드 고양점에 맞대결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이 개점 10주년을 맞아 식당가를 리뉴얼했다. 이 백화점에는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을밀대와 백년옥 등 유명 맛집을 대거 들어섰다. 을밀대는 을지면옥, 필동면옥 등과 함께 우리나라 5대 평양냉면 전문점 중 하나로 불릴만큼 전국적으로 알려진 맛집이다. 두부 요리 전문점인 백년옥도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맛집으로, 서초동 본점 앞에는 항상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월 마산점에서도 파격 변신을 단행했다. 백화점 지하 1층의 터줏대감 격인 슈퍼마켓을 과감히 없애고 전국 유명 맛집을 한곳에 모은 '고메스트리트'를 개장한 것이다. 맛집을 방문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고객 발길이 이어지면서 백화점 전체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 고메스트리트가 4월 20일 문을 연 이후 약 한 달간(4월 20일~5월 18일) 마산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했다.
AK플라자 분당점은 최근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있던 자리에 뉴욕의 유명 수제 햄버거 쉐이크쉑을 오픈했다. 식품 브랜드는 보통 백화점 지하나 맨 꼭대기 층에 위치하는데 이와 같은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이곳 쉐이크쉑 매장 앞에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마주하고 있다. 맛집과 명품 브랜드가 공존하는 이색 풍경이 펼쳐진다.
앞서 AK플라자 분당점은 지난 4월 식품관을 5년만에 전면 개편하고, 프리미엄 식품관 '분당의 부엌'을 열었다. 인생 쌀국수로 유명한 '소이연남'과 65년 전통의 함흥냉면 전문 맛집 '오장동 흥남집', 요리연구가 홍신애의 가로수길 이탈리안 캐주얼 다이닝 '솔트' 등 바이어들이 수년간 공을 들여 맛집도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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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유통 업계는 맛집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유명 맛집의 경우 맛의 희소성을 지키기 위해 쇼핑몰 입점을 꺼렸지만, 해당 업체들은 삼고초려 끝에 맛집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는 후문이다.
유통업계의 맛집에 대한 구애는 '먹방'과 '쿡방' 등이 인기를 끌면서 먹거리가 단순히 끼니를 때우는 것에서 트렌드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변하면서 차별화된 매장으로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경기위축으로 고객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패션 위주의 백화점 업계는 이미 성장이 둔화됐다. 백화점에 식사를 위해 들린 고객들이 의류와 리빙용품 구매로 이어지는 이른바 '샤워효과'를 정조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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