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發 '수장 물갈이' 은행 금융기관 도미노 예고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박소연 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금융권에 인사 후폭풍이 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 은행권과 금융기관 수장이 대거 교체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 행장은 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중도 하차 의사를 밝힌 이 행장은 곧바로 우리은행 임직원들에게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비리 의혹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전 임원과 국가정보원, 지방자치단체 간부, VIP 고객의 자녀 16명이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 임직원의 추천을 받아 합격한 것으로 보인다며 채용 비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행장이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이유로 스스로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비슷한 이유로 관계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금융회사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권 수장에 친 정부 성향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다수 기용되면서 임기 만료나 교체 사유가 있는 시중은행 등 금융회사의 수장 인선도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등 친정부 성향의 주요 인사들이 별 경쟁자 없이 자리를 꿰찼다.
이 같은 맥락에서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권 수장의 경우 경영능력이 떨어지거나 채용 비리 의혹 등 도덕적 결함이 있는 경우 물갈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4월 임기를 마치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교체 여부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경우 경영능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2015년 금감원 5급 직원 채용 과정에서 수출입은행 고위 간부의 아들을 잘 봐달라고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이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하던 시절 이 고위 간부는 행장 비서실장이었다. 김 회장은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지난달 25일 김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의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경섭 농협은행장 역시 경영성과와 관계없이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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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은 금융당국의 금융공공기관 및 유관단체, 14개 국내 은행에 대한 과거 5년간 채용절차 조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용 비리가 적발될 경우 금융권 수장의 잔여 임기와 상관없이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예탁결제원 등 7개 금융공공기관과 한국거래소와 증권금융 등 5개 금융 관련 공직 유관단체의 5년간 채용 절차 등 채용업무 전반을 점검하기로 한 바 있다. 아울러 이달 말까지 14개 국내 은행이 채용시스템 전반에 대해 자체 점검키로 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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