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룡 대한환경공학회 회장(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하성룡 대한환경공학회 회장(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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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관리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주로 누구에게 일원화할 것인가와 관련한 논란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원화 또는 다원화 형태로 물을 관리하고 있다. 물의 용도를 중심으로 수량은 국토교통부, 수질은 환경부가 관리한다. 농업용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홍수 등 재해는 행정안전부가 관리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형태의 물 관리로도 별문제는 없었다. 경제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나름대로 잘 뒷받침 했고 관련 기반시설 구축도 거의 완료단계에 이르렀다. 문제는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른 한계점의 노출이다. 분산된 물 관리 체계가 부처 간 충돌과 갈등, 업무중복 등을 초래하고 있다. 기후변화 등의 여러 현안에 대한 총괄, 상호연계, 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왜 물 관리를 일원화해야 하는지는 몇몇 측면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먼저 현대 물 정책의 무게중심이 안전한 국민 물 복지 서비스 제공으로 바뀐 점이다. 기후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4차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복합적이고 다기능적인 물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통합물관리다. 국민이 바라는 다양한 물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물의 기능적 다양성과 지역적 한계성을 모두 반영한 통합물관리체계를 갖춰야만 한다. 하나의 하천을 국토교통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행정안전부에서 개별적 법령에 따라 관리하는 현재의 체계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세 번째는 물 거버넌스 환경의 혁신이 절실한 점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와 지속적 가뭄, 녹조를 비롯한 수생태계 파괴 등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정 부처나 기관 등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도 이미 증명됐다. 그리고 상수원 수질개선이나 수생태계 건전성 회복 등은 해당유역주민의 물 관리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도랑이나 소하천 등을 살리려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열정과 행동, 국가 및 자치단체의 협치 의지와 적절한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

네 번째는 물 관련 정보와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다. 과학적, 미래지향적 물 관리는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 및 데이터가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는 여러 기관이 각각의 목적에 따라서 자료를 생산하고 있다. 공유체계가 미흡하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강우, 수량, 수질, 지하수 등 물 순환 전반에 대한 정보와 데이터를 제 때에 적절히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끝으로 물 관리를 큰 프레임에서 전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통합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점이다. 이는 물 관리의 신뢰성을 높이면서 관련기관 간의 의사조정을 보다 쉽게 만든다. 자연, 사회, 경제 환경의 급변에 대응해 물의 기능을 다양화하고 정책 지연을 막을 뿐 아니라 물 복지 서비스 수준을 한층 높일 수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이 이 역할을 맡고는 있지만 권한과 책임 등에 일부 한계가 있다. 이러한 제반 측면을 고려할 때 통합물관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는 환경부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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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경제성장과 산업발전, 재난 및 재해 대비, 자연환경과 생태계 등의 모든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세상에는 바꿔야할 게 있고, 그냥 둬도 되는 것이 있다. 세상은 이 양자 간의 타협과 균형에 의해 유지된다. 어제까지 문제가 없었다고 해서 내일도 그럴 거라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미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물 관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지 이미 오래다. 정치적인 이유나 부처 이기주의에 기대어 물 관리 일원화를 미루거나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정말 필요한 것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이고 실천이다. 그래야만 기후변화를 비롯한 불확실한 환경에 대처할 수 있다. 그래야만 깨끗한 물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우리 곁에 붙들어 둘 수 있다.


하성룡 대한환경공학회 회장(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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