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보험금' 이유 있었네…보험사 절반 이상, 치료비 지급 안해
소비자원 "20개 보험사 임의로 보험금 '삭감', '지급 거절'"
진료비 완화 위해 도입된 '본인부담 상한액'이 꼼수로 이용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치료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정상적인 보험금 청구 시 보험사는 청구 보험금을 모두 지급해야 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정한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감액하는 등의 수법을 써 치료비를 적게 지급하거나 지급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은 보험사들이 임의로 보험금을 '삭감' 또는 '지급 거절' 해, 이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절반 이상에 달한다고 1일 밝혔다.
2014년부터 2017년7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본인부담상한제 관련 소비자상담 총 62건을 분석한 결과다.
연도별 접수 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8건에서, 2015년에는 2배 이상 증가한 18건, 2016년에는 27건이다. 지난해의 경우, 2014년 대비 237.5%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의 경우 7월 기준 9건에 달한다.
상담 유형별로는 보험사가 본인부담상한액을 임의로 산정해 청구 보험금을 삭감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등 '지급을 제한한 경우'가 53.2%(33건)로 가장 많았다. 기지급한 보험금의 반환(환수)을 요구한 경우는 38.7%(24건), 동의서(반환 각서)를 작성 받고 보험금을 지급한 경우는 8.1%(5건) 등의 순이다.
또한, 전체 상담 62건 중 25.8%(16건)는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 제정(2009년 9월) 이전에 체결된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급적용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보험사마다 본인부담상한제 적용도 제각각인데다, 관리도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생ㆍ손보협회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비교공시’ 대상 보험사(총 24개) 중 자료를 제출한 20개사의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1개사를 제외한 모든 보험사가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라이프(구 녹십자생명), ABL생명(구 알리안츠생명), 롯데손보, KB손보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20개 중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실태를 관리하고 있는(자료 산출이 가능한) 보험사는 8개(40.0%)에 불과했고, 이들 보험사가 최근 3년 6개월간(2014년1월~2017년6월)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한 경우는 총 2만1949건으로, 전년도에는 2014년 대비 3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료제출 보험사의 65.0%(13개)는 보험금을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았다. 소비자에게 건강ㆍ장기요양보험료 납부확인서 제출 요구 등의 방식으로 본인부담상한액을 추정하는 방법을 썼다. 30.0%(6개)의 경우 최고상한액을 기준으로 보험금을 산정하는 등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시기, 방법이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은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을 민간보험사에서 공제하고 지급할 경우 민간보험사의 사익을 우선해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축소하게 되는 것으로서 '국민건강보험법' 및 상한제 도입 취지 등을 고려할 때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한국소비자원은 "본인부담상한제가 고액(만성)·중증질환으로 인한 가계부담 경감을 위해 도입 된 점, 실손의료보험료가 개인소득에 따라 차등 책정되지 않는 점, 동일한 계약조건하에서의 보험금은 형평성 있게 지급되어야 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실손의료보험에서의 본인부담상한제 적용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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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소비자원은 본인부담상한제 도입 취지와 취약계층 소비자 권익보호 등을 고려, 실손의료보험이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본인부담상한제의 적절한 운용방안을 강구할 것을 관계부처에 건의할 방침이다. 보험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실손의료보험금 지급실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한편 본인부담상한제는 2004년 7월 고액(만성)ㆍ중증질환에 대한 가계 진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의료접근성을 제고하는 등 가계 파탄을 방지하고자 도입됐지만, 2009년 9월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에 '보상하지 않는 사항'으로 본인부담상한제를 포함하면서 소득분위가 낮은 서민의 경우 보험금이 더 적게 지급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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