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8개월 돼서야 모두 붙잡힌 ‘문고리 3인방’은…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권력을 받들고, 때론 그 권력에 기생하며 ‘호가호위’ 했던 ‘문고리 3인방’ 모두가 결국 구속돼 재판을 받거나 검찰에 체포돼 다시 검찰조사를 받는 신세가 됐다. 20여 년 전 인연을 맺어 보좌해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8개월 만이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31일 박근혜 정부의 실세로 불린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51)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51)을 전격 체포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재임기간인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정원으로부터 수십억원대의 특수활동비를 받아 빼돌리고, 청와대에도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966년생 동갑내기인 안봉근과 이재만은 국정농단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8)과 함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릴 정도로 박 전 대통령과는 내밀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들의 권력은 항간에 '문고리 3인방을 거치지 않으면 대통령 만나기도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1998년 국회의원 보궐선거(대구 달성)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20년가량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들은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의 전 남편이자 박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씨의 제안으로 보좌진에 발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호성의 경우 문건유출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됐지만 안봉근과 이재만은 한 차례 검찰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만 받았을 뿐이다. 안봉근과 이재만은 지난해 국정농단 청문회 증인석에도 앉지 않았고,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도 출석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이들에게 출석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경찰에 소재탐지촉탁까지 했지만 소재지를 찾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청와대를 떠날 때도, 검찰에 소환되거나 구속돼 재판을 받을 때도 이들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박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하다 ‘정윤회 문건’ 파동이후 청와대에서 쫓겨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호성은 정책과 메시지’, 안봉근은 정무와 홍보, 경호실 등 권력기관 인사, 이재만은 청와대 내부인사와 금융·공기업 인사를 관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조 의원은 “검찰이 안봉근, 이재만 두 사람에 대해서는 검찰이 작아진다”고 의혹을 제기하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아무리 자료를 모아서 검찰에 줘도 검찰이 수사한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문무일 검찰총장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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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역시 “안봉근은 ‘만약 나를 건드리면 최순실보다 훨씬 큰 사건을 터뜨리겠다는 얘기도 했다’고 들었다”며 “우병우와 추명호, 문고리 3인방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당시 문 총장은 “수사팀이 해당 내용 수사하는지는 보고 받지 못했지만 관련 내용을 수사하고 있으니 조사를 철저히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고, 이 같은 발언이 나온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안봉근과 이재만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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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화이트리스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이들을 통해 박 정부 청와대로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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