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차장칼럼] 송도 개발비리와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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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전·현직 시장 3명이 한꺼번에 검찰에 고발되는 유례없는 일이 벌어졌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을 둘러싼 특혜비리 의혹 때문이다. 고발에 나선 건 국민의당 인천시당이지만 특혜의혹을 폭로한 이는 이들 3명의 시장을 모셨던 인천시 고위 공무원이다.


정대유 인천경제청 전 차장(2급·현재 대기발령)은 지난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발업자들은 얼마나 쳐드셔야 만족할는지? 언론, 사정기관, 심지어 시민단체라는 족속들까지 한통속으로 업자들과 놀아나니…'라는 글을 게시해 송도 개발사업을 둘러싼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정 전 차장은 송도 6·8공구 일부를 개발중인 SLC(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를 상대로 개발이익금 환수 협상를 벌이던 중이었다. 개발이익 배분 시기를 놓고 갈등을 빚은 터라 그가 가장 못마땅해 한 대상은 욕심많은 개발업자였지만 화살은 결국 전·현직 시장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들에게 배임 혐의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06년 안상수 전 시장이 151층 인천타워 건립을 전제로 SLC에 송도 6·8공구 땅 228만㎡의 독점개발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것이 특혜사업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또 송영길 전 시장의 경우 SLC의 사업시행자 지위를 취소해 토지 독점개발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자신의 보고를 묵살했고, 유정복 시장은 SLC에 땅값을 3.3㎡(평)당 300만원의 헐값으로 넘겨 막대한 부당이익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시장은 "개발이익환수 조항 명시 내용을 이해한다면 헐값매각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배임 혐의를 일축했고, 송 전 시장은 이번 기회에 누구의 책임인지 명확히 가리자며 오히려 검찰 수사를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종철 전 인천경제청장 역시 "토지가격의 본질과 당시의 협상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않은 잘못된 주장"이라며 정 전 차장이 제기한 특혜의혹을 반박했다. 일각에선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도 읽힌다. 또 설령 기업에 이득을 취하게 해 인천시에 손해를 입혔다 하더라도 고의성 등을 입증하기 어려우면 배임 혐의를 묻기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6·8공구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6·8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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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차장의 폭로가 부당함을 바로잡기 위한 양심선언인지, 항간에 떠도는 인사문제에 대한 몽니인지는 그 자신만이 알 일이다. 하지만 형사상 책임을 따지기 앞서 한번쯤 생각해보자.


맨 처음 SLC에 개발독점권을 주는 계약체결 당시 협약이 SLC의 계약 불이행에 대한 제재나 통제수단이 없었고 151층 인천타워의 건설 의무에 대한 법적 구속력도 미비한 점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또 유 시장 때 사업조정합의서 역시 개발이익 환수 방법과 시기 등을 명시하지 않아 부실을 자초했다. 애초에 이런 허술함이 특혜의혹으로 번지면서 검찰수사로까지 확대됐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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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계약의 최종 결재권자인 전·현직 시장만의 잘못일까. 인천시 자산에 손해가 될 만한 계약내용은 없는지 꼼꼼히 검증하지 못했고, 불합리한 계약인줄 알면서도 시장에게 직언하지 못한 공무원들은 책임이 없는 것인가.


3명의 시장이 재임하는 동안 송도 6·8공구 개발에 관련됐던 공무원들은 그때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무슨 권한이 있었겠냐고 항변하기엔 공무원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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