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소재로 영화 만든 터키인 잔 울카이 감독
실화 바탕으로 첫 장편 연출 "양국 함께 영화 제작했으면…"

잔 울카이 감독

잔 울카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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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터키가 한국을 왜 좋아하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한국은 우리의 형제'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 가족이 서로 사랑하지만 왜 사랑하는지 딱히 이유가 없는 것과 같다. 아마도 터키가 처음 파병한 나라가 한국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과 터키 수교 60주년 및 '2017 한국-터키 문화의 해'를 기념한 '터키영화제'가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주말동안 CGV여의도에서 열렸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영화 '아일라'를 만든 잔 울카이 감독(53)은 "한국의 역사가 곧 터키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아일라는 개막작으로 선정돼 그 의미를 더했다. 영화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터키 병사 슐레이만과 고아 소녀 아일라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다. 전쟁을 배경으로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슐레이만이 한국전쟁 때 찍은 사진 400장이 모티브가 됐다. 그와 아일라의 특별한 이야기는 울카이 감독을 감동시켰고, 곧 그의 첫 장편영화가 됐다. 울카이 감독은 "처음 이 영화를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터키군인과 한국인 여자아이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곧 터키와 한국의 이야기가 되었다. 프로젝트를 처음 이야기했을 때 나의 마지막 꿈은 한국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이었는데 꿈이 이뤄졌다"고 했다.

울카이 감독은 무엇보다 실화였고, 당시 사람들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전 세계인에 감동을 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터키에서는 역사영화가 많이 제작되지 않고 있었는데, 더욱이 '형제의 나라'와 관련이 있기에 더욱 찍고 싶었다. 터키에서도 한국전쟁은 중요한 역사 중 하나다. 오스만제국 역사부터 따져보아도 터키와 한국은 인연이 깊다"고 했다.


30년간 광고계에서 일한 울카이 감독은 1985년부터 1994년까지 터키 국영방송(TRT)에서 근무했다. 1994년부터 그는 코카콜라, 터키항공, P&G, 포드, 기아자동차 등 수백 개의 주요 브랜드 광고를 비롯해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총 2년 6개월 제작 기간 동안 공들여 완성한 아일라는 제 90회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에 공식 출품됐다. 앞서 토론토와 로스앤젤레스에서도 상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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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카이 감독은 고증을 바탕으로 당시 시대상을 최대한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그는 "한국전쟁은 잊혀 지지 않은 역사인데다가 터키전쟁박물관에도 사진과 비디오 자료가 상당히 많았다. 50년밖에 안 흘렀기 때문에 오히려 다르게 만들 수가 없었다.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당시 전통의상 등은 한국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촬영은 주로 터키에서 진행했는데 슐레이만의 사진을 면밀히 살펴보고 한국과 지형이 비슷한 곳을 찾아냈다. 서울에서는 나흘 동안 촬영했다.


울카이 감독은 터키영화제를 계기로 한국과 터키 사이에 문화교류가 좀 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했다. 함께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양국의 영화를 전국에 개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한류가 터키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정서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가 한국에 개봉되지 않아 아쉽다. 합작 영화가 많이 제작된다면 서로 이야기를 더 많이 공유할 수 있다. 양국 제작팀이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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