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폭행 피해자 전공의 '악몽이었다'
피해자 A 씨 "진정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책 없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전공의 폭행 사건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전북대병원이 온갖 편법과 부조리, 심지어 불법까지 자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간호사가 의사 아이디(ID)로 처방을 내리는가 하면 수술에 필요한 도구를 전공의 개인 부담으로 전가시키는 상식 밖의 일이 벌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병원 폭행 사건의 피해자라고 밝힌 A 씨는 기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폭행뿐 아니라 전북대병원은 온갖 편법과 부조리에 불법까지 만연해 있다"며 "이를 고치지 않고서는 저 같은 피해자는 또 다시 생길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공의란 전문의 자격을 따기 전 인턴이나 레지던트로 근무하는 의사를 말한다.
A 씨가 직접 겪은 전공의 생활은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그는 선배 레지던트의 논문 작성은 물론 각종 학회와 관련된 잔심부름을 도맡아 했다. 선배가 작성하는 논문자료를 찾는 것은 기본이었다. 선배들의 학회 제출용 동영상을 편집하는 것도 A 씨의 몫이었다. 선배 레지던트의 컨퍼런스 발표 논문을 요약해 파워포인트(PPT)로 만들어 갖다 바치는 일도 A 씨의 역할이었다. 한마디로 선배들의 '몸종' 역할을 한 셈이다.
A 씨는 "한 번은 시카고로 학회에 참석한다면서 유명한 여행 장소를 알아보는 일까지 주문받았다"며 "여행 장소는 물론 이동 경로를 구글 메일과 사진을 첨부해 보낸 파일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레지던트 3년차였던 B 씨가 자신의 파트에 학회제출용 동영상을 편집해 보내라고 요구했다"며 "편집을 하느라 인턴일은 마비됐고 B 씨가 계속 독촉하는 바람에 잠을 못자면서 작업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전북대병원의 '갑질 문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수술에 필요한 도구까지 A 씨는 사비로 구입했다고 말했다. 불법도 만연해 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A 씨는 "병원내 간호사가 의사 아이디로 처방을 내고 의사 아이디까지 공유한다"고 밝혔다.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전북대병원은 사과는커녕 재발 방지책 마련에 무관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북대병원에서 사과를 했다고 했는데 저는 아무런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며 "전북대병원의 폭행과 부조리는 처절하게 진행됐다"고 답답한 심경을 피력했다. 그는 "전공의를 다시 들어 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과 내부 고발자라는 낙인이 찍히는 등 의사직을 걸었다"며 "전북대병원의 폭행과 부조리에 대한 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으로 메일을 보낸다"고 전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텀블러에 담아 입 대고 마셨는데…24시간 지난 후...
한편 이와 관련해 전북대병원 측은 "정형외과에서 피해자에게 언어폭력 등에 대해서는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이외 신체적 폭력과 여러 가지 의혹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엄중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발 방지대책과 병원 차원에서의 사과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전북대병원 전공의 폭행 사건과 관련해 24일 전공의 정원조정 및 과태료 100만원의 행정처분을 내린 바 있다. 복지부는 전북대병원 외에도 최근 민원·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전공의 폭행 병원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