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특별건축구역 첫 지정… 살 길 찾은 제기4구역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가 처음으로 재개발 사업지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고 용적률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대규모 재건축 단지 중 노후주거지나 통합ㆍ분리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지에 한해 특별건축구역 혜택을 줬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동대문구 제기동 288 일대 제기4구역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하고 내달초 고시를 내기로 했다. 재개발 사업지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백사마을과 구룡마을 등 대규모 철거ㆍ재생이 필요한 사업지나 신반포3차ㆍ경남아파트 등 아파트 재건축 단지에만 혜택을 부여했다. 용적률 완화 혜택을 줘 창의적인 설계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신반포3차ㆍ경남아파트 역시 반포한강공원, 세빛둥둥섬, 서래섬 등 일대 한강 관광자원화 계획과 연계하기 위해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된 사례다.
반면 제기4구역은 15년 가까이 방치됐던 곳으로 사업 재개를 위해 특별건축구역을 선택한 경우다. 2005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받고 2009년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취득했지만 이주ㆍ철거가 진행되던 2013년 5월 조합설립 무효 판결을 받으며 사업이 멈췄다. 매몰비용만 350억원으로 사업을 접지도, 진행하지도 못했다. 이후 서울시는 철거잔재로 인한 악취와 빈집으로 우범화가 지속되고 미이주 가구의 주거환경도 악화됐다는 지적에 따라 현장조사, 소위원회 자문, 갈등조정관 등을 거쳐 새 건축계획을 마련했다. 사업성을 회복하기 위해 특별건축구역 지정 검토가 논의됐던 것도 이때다.
서울시는 이번 특별건축구역 지정으로 용적률 상향이 가능해져 사업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가구 수는 현재 907가구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가구수는 일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합도 정비계획변경을 통해 주민 부담을 최대한 덜어낸 상태다. 당초 106가구가 계획된 전용면적 85㎡초과 중대형 물량은 모두 제외했다. 규모가 큰 물량의 경우 향후 조합과 시공사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60㎡이하 소형 물량은 2배로 늘렸다. 이 과정에서 전체 가구수는 639가구에서 907가구로 증가했다. 임대주택 역시 109가구에서 155가구로 늘었지만 일반분을 더 확보한데다 용적률 상향에 따라 최고 층수가 15층에서 25층으로 조정되며 사업성을 찾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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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은 다음달 초 고시 후 세부 정비안을 다시 꾸린다는 계획이다. 새 시공사 선정도 이후로 계획됐다. 다만 이전 조합 당시 시공사와의 매몰비용 소송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2013년 조합 무효 판결 이후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시공사가 매몰비용으로 29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낸 바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장기간 방치됐던 재개발 사업지에 특별건축구역 혜택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만큼 향후 서울시와 해당 구청의 추가적인 행정지원이 기대된다"며 "세부적인 건축계획도 건축위원회에서 논의돼 다음달 초 고시도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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