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반전드라마 '3개의 승부수' 있었다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 승리…'클린 경쟁' 선언, 불법매표 신고센터 운영, 현장투표 대역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정도경영을 통해 부재자(투표)에서 지고도 본선에서 이기는 이런 승부를 계속 보여줄 것이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16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사업 수주 결과에 대해 이러한 소감을 밝혔다.
전날(1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시공사 선정 조합원 총회에서 GS건설은 1359표, 롯데건설은 1218표를 얻었다. 총회 전까지만 해도 롯데건설의 우위를 점치는 전망이 많았다.
이는 현장 투표에 앞서 진행된 '부재자 투표' 결과로도 입증된다. 부재자 투표에서 롯데건설은 1068표, GS건설은 823표를 얻었다.
한신4지구 재건축 사업은 GS건설 입장에서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였다. GS건설은 최근 반포주공1단지와 잠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수주전에서 연이어 고배(苦杯)를 마셨다.
이런 상황에서 임 사장은 단기 승부에 집착하기보다 중장기 포석을 두는 역발상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바로 지난달 26일 발표한 '도시정비 영업의 질서 회복을 위한 GS건설의 선언'이다.
수주전에서 실패하더라도 상식에 반하는 마케팅 등 일체의 위법 사례가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전쟁터와 다름없는 재건축 수주 경쟁의 현실을 고려할 때 '클린 경쟁'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GS건설의 자정 결의는 과열·혼탁 양상을 보이는 재건축 수주전의 변화를 원했던 조합원들에게 신선한 접근으로 다가왔다.
또 하나의 승부수는 '불법 매표 시도 신고센터' 운영이다. GS건설은 경쟁사는 물론 자사의 불법 행위도 확인될 경우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신4지구의 경우 신고센터 운영 6일 만에 227건의 상담 요청과 25건의 금품 제공·향응 신고를 받는 성과를 올렸다.
GS건설은 현금, 청소기, 숙박권, 명품 가방, 화장품, 인삼 등 각종 금품 전달 사실과 증거물을 공개했다. 국토교통부는 GS건설이 공개한 내용에 관해 확인 작업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통해 폭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보도된 내용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확인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강남 재건축 수주전 과열 양상에 대해 정밀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불법 행위가 벌어질 경우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S건설은 재건축 수주전의 자정을 유도하는 동시에 품질과 기술력을 토대로 표심을 호소하는 정공법으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GS건설은 한신4지구의 15만8000여㎡에 달하는 부지에 최고 35층 3685가구 규모의 '신반포메이플' 자이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피어나는 꽃을 형상화한 랜드마크동의 조형미와 전망 프리미엄을 극대화한 대단지를 조성해 '반포 자이타운'의 원대한 꿈에 한 발 더 다가서겠다는 의미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세계 1등하겠다"더니 급브레이크…"정부 믿고 수...
현장 투표에서 GS건설은 536표, 롯데건설은 150표를 얻었다. 현장 투표에서 표는 GS건설에 일방적으로 몰렸고, 막판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임 사장은 "단순한 시공사 선정을 넘어 클린 수주 선언 이후 '정도경영'을 통해 얻은 첫 번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일이 도시정비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시장의 구시대적인 관행이 바로잡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