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우클릭]①인구 800만 오스트리아 총선에 전 유럽이 긴장하는 이유는?
제바스티안 쿠르츠(31) 오스트리아 외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 투표가 종료된 후 자신이 이끄는 중도우파 국민당(OVP)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가 차기총리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스트리아는 향후 국민당과 극우정당인 자유당의 우파 연정이 세워질 것으로 예상된다.(사진=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우파정당이 압승해 극우 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전 유럽이 긴장하고 있다. 지도상에서는 단순히 인구 800만의 작은 영세중립국으로 표시되는 오스트리아지만 중·동부 유럽의 문화, 경제적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 하반기부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게 될 오스트리아에 극우 연정이 들어설 경우, 유럽연합의 전반적인 기조가 바뀔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로컬오스트리아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치뤄진 오스트리아 총선 출구조사 결과, 중도우파를 기반으로 하는 국민당이 31.7%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다. 2위는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사민당)으로 27%, 3위는 극우정당인 자유당으로 25.9%가 예상된다. 국민당과 자유당의 연정이 확실시 됨에 따라 오스트리아에서 17년만에 우파 연립정부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국민당의 대표이자 차기 총리로 유력한 제바스티안 쿠르츠 대표는 만 31세로 전 세계에서 선거로 뽑힌 최연소 정치지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오스트리아 정국의 키를 쥐게 된 쿠르츠 대표는 중도 우파 정당인 국민당 내에서도 상당히 강경한 우파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판하면서 시리아 난민 등 중동 난민들이 유럽으로 들어오는 발칸루트 폐쇄를 주도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오스트리아 내 난민 복지 축소, 반이슬람 정책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는 극우정당인 자유당이 내걸었던 대외 정책 슬로건과 같다.
이에따라 오스트리아에 극우 연정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지자 유럽연합(EU) 내에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세계은행 집계로 인구 874만명, 국토는 8만3879㎢로 일본의 홋카이도보다도 작은 영세중립국이지만 중세시대 이후 중부 및 동부 유럽의 문화, 경제적 중심지이자 유럽연합의 주요 부국 중 하나다.
과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영토. 오늘날 체코,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헝가리, 루마니아, 폴란드 등 중동부 유럽 대부분을 장악했었다.(사진=위키피디아)
원본보기 아이콘오스트리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만4000달러 이상으로 유럽 최고 수준이며 1918년 1차세계대전 패전 이전까지 자국 영토였던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폴란드 등에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로 오스트리아가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중유럽 국가들의 지역협력체인 비셰그라드 그룹(V4)에 가입할 경우, 오스트리아의 중·동부 유럽 내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오스트리아 극우정당인 자유당은 줄기차게 비셰그라드 그룹 가입을 주장한 바 있다.
더구나 내년 하반기부터 오스트리아는 순번에 의해 유럽연합(EU) 의장국이 된다. 이미 총선 전부터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맞붙었던 쿠르츠 대표와 오스트리아 우파 연정의 등장이 향후 유럽연합의 기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유럽연합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 선언 이후 극심한 분열위기에 놓여있으며 중동문제와 러시아의 크리미아 강제병합 문제, 유럽으로 유입되는 중동 난민문제 등 공동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재해있다.
또한 유럽 한가운데 놓인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우파가 다수표를 차지함에 따라 유럽 전역의 극우정당들의 대약진 행보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탈리아와 헝가리 등 오스트리아와 인접국들이 내년 상반기 총선이 예정돼있는데 이들 국가에서도 우파정당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극우정당이 포퓰리즘 정당에서 대권을 노리는 다수당으로 등극한 프랑스, 독일에 이어 유럽 주요국들에서 극우정당 세력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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