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인천복지재단 설립 문제가 시장 임기 10개월여를 남겨두고도 여전히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까스로 민관자문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시민적 합의가 쉽지 않아 시 계획대로 내년 초 재단을 출범시킬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늘어나는 사회복지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지역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전문적·체계적으로 연구, 정책개발을 위해 인천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한해 복지예산만 2조2000억원으로 막대한 예산이 집행될 만큼 복지수요가 크다며 인구 300만의 대도시에 걸맞는 인천형 복지모델 사업을 연구·개발할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복지재단은 현재 서울, 부산, 대전 등 7개 시·도에서 운영중이다. 인천시는 지난 2011년 복지재단 설립이 논의됐다 중단된 후 민선6기에 들어서 유 시장의 주요 공약으로 다시 추진하게 됐다.

지난해 2월 인천시 출자·출연기관 운영 심의위원회에서 복지재단 설립·운영 타당성 검토안이 통과됐고 행정자치부와 협의도 거쳤다. 당시 행자부는 인천복지재단이 유관기관의 기능과 중복될 우려가 있고, 재단 운영비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평가·인증, 연구·조사 등 타 기관과 중복되지 않는 기능 위주로 사업을 수행하고, 향후 복지재단을 설립하는 단계별 추진방안도 검토해볼 만한 대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는 '행자부가 복지재단 설립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며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재단 설립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일부 복지관련 기관·단체는 행자부 지적대로 인천복지재단이
인천사회복지협의회,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기능 중복이 우려되고, 기존 인천시 출자·출연기관도 통폐합한 마당에 복지재단을 만들면 재정난만 가중될 것 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지역사회 여론을 수렴하겠다며 최근 가까스로 민관 자문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지난 4일 열린 첫 회의부터 파행을 겪었다.


자문위원 20명 중 15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자문위원회가 말 그대로 자문기구 역할에 충실하느냐, 아니면 복지재단 설립 전반을 다루는 심의기구로 운영하느냐를 놓고 이견을 벌이다 시민단체 대표 2명이 위원 탈퇴를 선언하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당사자인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 측은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루는 위원회인 만큼 자문위의 위상 및 역할, 향후 운영계획 등이 우선 합의돼야 하는데도 첫 회의부터 복지재단의 필요성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치않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인천시가 다음 달 시의회 임시회에 인천복지재단 설립 조례를 상정할 계획을 세워놓고 9월에 자문위를 구성했다"며 "자문위는 결국 의견수렴 명분쌓기용 들러리 기구에 불과한 것으로 시민단체들은 거수기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인천경실련도 민관자문위원회 운영 목적이 복지재단의 설립을 전제로 제반사항을 자문하는 것이라면서 시가 요청한 자문위원 위촉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 단체는 "지방재정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출자·출연기관 설립 규정을 강화하는 최근 정부방침에 맞춰 인천복지재단의 설립 타당성부터 다시 따져봐야 한다"며 "재단 설립 반대를 위해 지속적인 감시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도 인천시를 향해 쓴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 인천시당은 "시장 치적을 위해 인천복지재단 설립을 강행하려는 의심이 든다"며 "시는 무늬만 의견을 구하는 형식적인 자문위원회 운영을 멈추고 시민적 합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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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단 인천시는 내년 초 재단을 출범시키려던 계획을 미루고 모든 결정을 민관자문위원회에 맡기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복지재단 설립 시기나 운영에 대한 시의 방침은 없다"며 "자문위에서 복지재단 설립 문제를 논의해 필요성이 인정되면 추진할 수 있겠지만 반대한다면 시로서도 강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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