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협의회 미복귀 22곳 대표
추가복귀·재가입 압박수위 고조
KB노조는 회장 인선 중단 요구
文정부 이후 도넘은 경영권 간섭


[아시아경제 전경진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복귀하지 않는 22개 금융사 대표를 고소·고발하기로 했다. 친 노동 성향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금융권 노조가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노조는 5일 오후 6시께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등 22개 금융사 대표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고발하기로 의결했다. 6일 오전까지 추가적인 복귀 의사를 받은 후, 이날 오후 최종적으로 고소·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문병일 금융노조 부위원장은 "약속 기한을 하루 연장했음에도 33개 사용자협의회 사업장 중 22곳의 대표가 재가입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고소·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노조가 고소·고발할 것을 공포한 후 6곳의 금융사 대표가 복귀 의사를 추가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노조 측은 "복귀 의사만 내비쳤을 뿐 실제로 재가입 절차를 밟진 않아 오늘 중에 22개 기관에 대한 고소·고발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측은 지난달 31일 3차 산별교섭 최종결렬 선언 후 33개 금융기관 사측 대표에게 9월4일까지 사용자협의회에 복귀,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부당노동행위로 노동청에 고소·고발할 것임을 공식 통보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가 친노동정책을 펼치면서 금융권에서는 노조의 입김이 강해지는 상황이다. 사용자협의회 집단 탈퇴의 도화선이 됐던 성과연봉제 도입은 최근 법원에서 잇달아 무효 판결을 받았다.


또한 금융 노조 부위원장 출신 김영주 의원이 고용노동부 장관직에 오르면서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개별 은행 노조 차원에서도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의 압력에 인사권까지 좌우되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차기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국민은행은 노조위원장 선거 개입을 문제 삼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임원 2명을 해임했다.


KEB하나은행 노조는 지난 5월 임금체불과 지난해 치러진 노조위원장 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며 함영주 은행장을 비롯한 사측을 노동청에 고소했다. 결국 당국의 중재로 지난달 고소는 취하했지만 여전히 선거 개입 혐의를 받는 인사들의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는 지주사 전환 같은 현안이 정리되는 대로 노조가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에선 금융노조가 법적 조치에 나서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자 "노조가 지나치게 사측 경영권에 개입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가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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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산별노조 차원이든 개별노조 차원이든 법적 절차에 따라 단체행동에 나서는 것은 노조의 정당한 권리지만 노조가 인사권과 경영권까지 개입하려 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정부까지는 노조의 단체행동이나 노동청 고소·고발 건에 대해 검찰이나 법원이 미온적으로 반응했단 게 대체적인 평가"라며 "새정부에선 정부기관과 법원이 어떤 모습을 보일진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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