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人]끊임없는 '맛' 연구…치느님 세계를 평정한 두 남자
뿌링클 대박의 주역…끊임없는 도전 '현재진행형
유행 휩쓸리지 않고 2년반 걸려 허니시리즈 내놔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대한민국은 '치킨 공화국'이다. '치느님'(치킨+하느님)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치킨은 한국인의 '소울 푸드' 위상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의 치킨 메뉴 경쟁은 치열하다. 신제품이 많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돋보이는 인기를 구하고 있는 핫한 메뉴로 치느님 세계를 평정한 두 주인공을 만나봤다.
◆끊임없이 도전 이어 도전… 장수메뉴 개발 목표=bhc치킨을 가장 돋보이게 한 제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뿌링클'이다. 2013년 독자경영에 나선 bhc치킨은 국내 치킨 시장에서 고군분투 중이었다. 2014년 11월 '뿌링클'이 시장에 나오면서 대세는 역전됐으며, bhc치킨은 지난해 치킨 업계 매출액 2위라는 자리를 차지했다. '뿌링클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박명성 bhc기업부설연구소 개발팀장이 당시 에피소드를 실감 나게 풀었다.
박 팀장은 "끊임없는 도전이 없었다면 뿌링클은 태어나지 못할 뻔 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뿌링클은 블루치즈, 체더치즈, 양파, 마늘이 함유된 매직 시즈닝을 뿌린 치킨을 화이트소스에 찍어 먹는 제품이다. 처음 개발 당시에는 화이트소스에 버무린 치킨에 치즈 파우더를 찍어 먹는 콘셉트였으나, 내부 평가에서 평이 좋지 못해 무산될 뻔했다. 고민 끝에 두 순서를 바꿔보는 시도를 했고, 이 역발상은 제대로 먹혔다.
그러나 난관은 끝이 아니었다. 연구실에서 만든 뿌링클 소스가 생산 공장에서 제조하니 똑같은 맛이 구현되지 않았다. 박 팀장의 도전은 또 이어졌다. 1t 규모로 대량 생산한 소스를 먹어보고 버리고, 다시 제조하길 계속하면서 마침내 성공했다. 그는 "비슷한 맛에 타협했다면 그 정도 시간을 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뿌링클은 출시 1년 만에 660만 마리가 판매되면서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뿌링클의 인기는 본사와 가맹점에 곧 수익으로 이어졌고,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
호텔신라 출신인 박 팀장은 요리경력만 20년에 이른다. 그는 "대중적으로 모두 즐길 수 있는 입맛을 적절하게 잘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호텔과 달리 외식업계 현장에서 소비자 입맛에 맞춰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무한한 매력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올 하반기 직접 개발한 바비큐 소스를 바른 구운치킨 '붐바스틱'을 내놓는 등 신메뉴 개발을 위한 그의 도전은 항상 현재진행형이다. 붐바스틱은 출시 한달 만에 10만개 판매를 돌파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장수할 수 있는 메뉴를 만들고 싶습니다. 한순간의 유행이 아닌 치킨업계에 한 획을 긋는 대표적인 메뉴를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은 뚝심으로 맛 트렌드 선도=교촌치킨은 26년간 고객의 꾸준한 사랑으로 대한민국 대표 치킨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는 금새 변하는 유행을 쫓기 보다는 '클래식'하고 '대중적'이지만 새로운 '교촌시리즈', '교촌 레드시리즈', '교촌 허니시리즈'와 같은 메뉴개발에 있다.
'교촌시리즈'는 일반적으로 후라이드와 양념 두 가지 맛으로 정형화된 치킨에 '간장 소스'를 도입해 색다르지만 익숙한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인 교촌의 시그니처메뉴로 자리잡았다.
'교촌 레드시리즈'는 국내산 청양 홍고추를 착즙해 사용한 매운맛으로 많은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교촌 허니시리즈'는 아카시아 벌꿀의 달콤한 맛을 가미해 소위 '단짠'(달면서 짠맛)이라 불리는 감칠맛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교촌 허니시리즈'는 방문성 교촌치킨 R&D(연구개발)센터장의 손길이 깃든 제품이다. 중국에서 조리학을 전공한 방 센터장은 글로벌한 감각을 지닌 식품개발 전문가다.
"2005년 입사 이후 제품력에 대한 남다른 회사의 철학아래 유사제품 개발은 지양하고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매진한 결과 트랜드를 선도하는 '교촌 허니시리즈'와 같은 메뉴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교촌 허니시리즈는 트렌드에 따라간 메뉴가 아니라 오랜 시간의 연구 끝에 탄생된 메뉴다. 방 센터장은 허니 열풍이 불기 훨씬 전부터 즐거운 미각 중 하나인 단맛의 유행을 앞서 예견하고 치킨에 접목을 시도했다.
그러나 기존 치킨의 달콤함은 붉은 소스의 양념치킨이라는 통념을 깨고 간장마늘소스에 아카시아 벌꿀을 첨가해 달콤한 맛을 냈다.
지금은 업계의 빅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았지만 허니시리즈의 출시 과정은 순탄하지마는 않았다. 당시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양분화된 치킨 시장에서 양념은 맵거나 짭쪼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치킨에 벌꿀의 달콤한 맛은 쉬이 떠올릴 수 있는 조합이 아니었던 것. 첫 메뉴 품평회는 그야 말로 악평 일색이었다. 내부 품평회에서 조차 상품성을 인정한 사람은 한 명 밖에 없었을 정도로 허니시리즈의 시작은 미약했다.
허니시리즈가 고객 앞에 나설 수 있을 때까지 개발기간만 총 2년 반이 걸렸다. 방 센터장은 "'달콤한 맛'에 대한 트렌드 도래를 확신하고 '단맛'과 '짠맛'의 최적의 밸런스를 맞추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쏟아지는 신제품 경쟁 속에서도 출시를 서두르지 않고 출시 전 완벽에 완벽을 더하는데 노력했어요. 긴 메뉴 개발기간에도 회사는 완벽한 제품 개발을 믿고 기다려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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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출시된 허니시리즈는 출시 이후 제품력에 대한 입소문으로 허니 열풍이 있기 전부터 급 성장세를 탔다. 많은 신 메뉴들이 반짝 인기 속에 사라지는 것과 달리 허니시리즈는 허니 열풍이 식은 이후에도 꾸준히 판매량을 상승시키며 현재 교촌의 제 2의 메뉴로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지난 한해에만 약 780만개의 판매고를 올리며 1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치킨업계에서는 무엇보다 트렌드를 선도하면서도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는 뚝심이 중요합니다. 경쟁이 치열하고 트렌드 변화가 빠른 업계에서 교촌 브랜드만의 차별성을 두고 전에 없는 새로운 맛을 고객 분들께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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