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업계, '아웃렛 매장'으로 불황 벗는다
쌍방울 이어 남영비비안, 상설 할인점 오픈
업계 "재고 부담 해소ㆍ추가 매출 확보 가능"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속옷업계가 불황 타개책으로 '아웃렛'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장기불황으로 늘어나는 재고 부담을 해소하고, 추가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영비비안은 지난달 말 브랜드 최초로 상설 매장 '수원 매탄점'을 오픈했다. 수원 매탄점은 기존에는 없었던 상설 할인매장(아웃렛) 형태로, 출시시기가 지나 일반 매장에서는 운영하기 힘든 가격인하ㆍ균일가 등의 행사상품과 스타킹, 홈쇼핑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한다. 가격대는 정상제품의 60~80% 수준이다.
남영비비안 관계자는 "상설할인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비비안 제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업체 입장에서도 물류센터 내 재고를 보다 효율적으로 유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의류는 장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품목이다. 소비자 관여도가 낮은 제품인 탓에 소비자들은 씀씀이와 함께 1순위로 옷 소비를 줄였다. 한 소비자는 "가계 소득은 줄었는데 물가는 치솟아서 의류 중심으로 돈을 아끼게 됐다"며 "아무래도 백화점에서 속옷이나 의류 등을 구매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월소득 기준 1분위(하위 10%)에서 7분위 가구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전년동기대비 하락하거나 제자리에 머물렀다. 가장 소득이 낮은 1분위 가처분 소득은 전년동기대비 16% 급감한 71만70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경쟁은 치열해졌다. 최근 유통업체마저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경쟁 상대가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신세계백화점이 최근 론칭한 자체 란제리 브랜드 언컷과 이마트의 자체 패션 브랜드 데이즈다. 한 속옷업체 관계자는 "언컷과 데이즈는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브랜드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와 판매 채널 확보 측면에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며 "특히 이들 브랜드들은 매장 위치에 대한 우선 선점이 가능한데다, 입점 수수료 등이 없어 파격적인 마케팅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와 함께 재고 부담도 커진 것도 아웃렛 매장 오픈에 집중하는 이유다. 국내 주요 속옷 업체들의 최근 2년(2015~2016년)간 재고 회전 속도를 살펴보면, 쌍방울이 2.8회에서 1.8회로 다소 느려졌고, 남영비비안은 4회를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업체들은 재고 소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과거처럼 물량을 대량으로 찍어내기 보다는, 간격을 두고 소비자 반응을 체크하면서 소량의 주문만 넣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속옷업체들은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통해 추가 매출을 얻고, 소비자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아웃렛 콘셉트의 매장 운영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최초로 아웃렛 사업을 시작한 쌍방울의 경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14년 첫 선보인 상설점 '트라이 매장'의 경우, 2015년 매장을 16개까지 늘려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현재 트라이 아웃렛은 전국 30개에 달하며, 올해 약 81억원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측은 예측했다.
쌍방울 관계자는 "올해 아웃렛 예상 매출은 트라이 전체 매출의 7%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사업 시작 3년 만에 이룬 성과"라고 평가하며 "2018년 말까지 매장을 50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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