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통곡할 노릇…내 시신 누가 빼돌려 팔았어?
‘시신 장사’로 떼돈 번 사설 구급대원·장례지도사
소방 무전기 감청해 ‘심정지’ ‘심폐소생술(CPR)’ ‘추락사’ 들리면 바로 출동
부산 일대에서 소방본부의 무전 내용을 감청해 사람이 사망한 현장에 출동하고는 시신을 특정 장례식장으로 유도해 관련 비용을 나눠 챙기며 ‘시신 장사’를 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통신비밀보호법 등 위반 혐의로 A씨와 감청 담당 2명, 구급차 운용책 1명, 장례지도사 8명 등 12명을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10월부터 7월까지 소방본부의 비상연락 상황을 감청한 뒤 구급차를 사고 현장으로 보내 시신을 정해진 장례업자에게 넘기는 ‘시신 장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해운대구의 원룸에 무전기를 구입해 소방대원들이 쓰는 주파수에 맞추고 전파를 감지하는 안테나를 세우는 등 이른바 ‘감청 상황실’을 만들었다.
또 범행 사실을 은폐하려는 목적으로 무전기를 드러내놓고 사용하면 주위의 의심을 살 수 있어 무전기를 휴대전화에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들이 119 통신 내용이 무전기에 잡히면 자동으로 감청 담당자 휴대전화에 전화를 거는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오전과 오후 12시간씩 교대 근무하던 감청 담당 2인은 원룸 밖에서도 119 무전을 24시간 감청할 수 있었다.
감청 담당은 ‘심정지’ ‘심폐소생술(CPR)’ ‘추락사’ ‘사고사’같이 사람이 죽거나 죽을 확률이 높은 사고와 관련된 표현이 들리면 바로 A씨에게 연락했다. A씨는 구급차 운용책에게 연락해 현장에 출동하도록 했다.
이들은 또 부산 전역을 4개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에 담당 장례지도사들을 두고 구급차 운용책이 가져오는 시신을 인수해 장례식장이나 병원에서 빈소를 차리게 한 뒤 장례비용을 받아 나눠 챙겼다.
총책 A씨는 이들에게서 매달 최소 5000만 원을 상납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이들이 22개월간 시신 3000여 구를 선점해 45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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