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정부가 25일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은 사람 중심의 소득주도 성장, 일자리 경제라는 '경제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저성장과 양극화를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담겼다. 고도성장을 쫓는 추격형 성장에서 벗어나 '일자리-분배-성장'이 선순환을 이루는 사람중심의 지속성장 경제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지속가능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가계소득을 새로운 성장원천으로 활용해 선순환을 복원하고, 경제주체 간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올해와 내년 각각 경제성장률 3.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정부경제정책]추격형 성장 벗어나 ‘일자리-분배-성장’으로…구체성 부족, 재원마련 숙제
AD
원본보기 아이콘

먼저 정부는 가계소득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주거비ㆍ의료비ㆍ통신비ㆍ교육비 등 핵심생계비를 낮추기로 했다. 주택파이낸싱 시스템도 개편한다. 주택기금ㆍ 한국토지주택공사(LH)ㆍ은행 등이 출자해 리츠를 설립하고, 한계차주가 주택을 리츠에 매각한 후 임차거주하는 방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하위 수준인 소득분배율은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실업급여 지급액과 기간을 늘리고, 근로빈곤층에 지원하는 근로장려세제(EITC) 단가도 높일 방침이다. 가구당 평균 지급금액을 살펴보면 영국 1131만원, 미국 298만원인데 반해 한국은 87만원에 그쳤다. 또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교육비, 수학여행비 등을 지원하고, 자격증 취득ㆍ평생학습 바우처도 도입한다.


일자리 지원세제 3대 패키지도 내놓는다. 고용에 비례해 기업의 세금을 깎아주는 세액공제를 2년간 신설하고, 중소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법인세 세액공제를 대폭 확대해준다. 구체적인 내용은 내달 세법개정안에 담길 예정이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고용실적에 따른 금리우대 등 고용친화적인 경제·사회 시스템을 구축해 고용없는 성장을 극복할 것"이라며 "지역에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은 국적을 무관하고 최우선으로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불공정 거래관행을 뿌리 뽑고, 정당한 보상체계를 정립해 대-중소기업 간 격차를 좁혀나가기로 했다. 하도급ㆍ가맹ㆍ대리점 등 고질적인 갑을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단체구성권을 확대하고, 과징금도 높인다. 성과공유제 개념을 구체화 해 세제지원 방안도 강구한다.


이밖에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협업전문회사를 도입하고, 우리 중소기업 제품을 수입하는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1조원 규모로 견인금융도 출시하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신산업 육성, 보호무역주의에 대비한 통상전략 수립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 차관보는 "소득주도 성장, 혁신모델 등을 통해 3%대 경제성장은 무난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내용 중 대다수는 앞서 발표된 '국정운영 100대 과제'와 비교해 몇발 나아가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우스푸어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주택파이낸싱 시스템 개편은 정작 시장에서 갭투자 등 투기로 인한 투자자간 형평성 문제가 일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지원세제 3대 패키지의 경우 앞서 박근혜정부에서 발표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등과의 정책효과 차별화에 물음표가 붙는다. 유턴기업 등 투자유치제도 통합도 마찬가지다. 정책검증 없이 기존 정책을 찢고 붙여 나열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AD

재원 마련도 숙제로 남았다. 반값등록금, 저소득층 지원, 사회안전망 구축 등에 소요되는 구체적 예산은 현재 재정전략회의에서 논의 중이다. 공약 이행을 위해 연차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만 정해졌다. 여기에 한국형 고용유연안전모델과 관련한 대다수 내용은 노사정 대타협을 전제로 하고 있어, 추후 험로가 예상된다.


문재인정부가 최근 공식화한 증세에 대해서는 세부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대기업,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방안을 마련한다는 공약 수준의 언급조차 없다. 이 차관보는 법인세, 소득세 등에 대한 인상여지를 묻는 질문에 "민감한 부분인 만큼, 종합적인 검토 중"이라며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만 덧붙였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